생전에 피카소는 한 관람객이 “미술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미술은 돈입니다”라고 말했다. 미술품이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라는 말로 곡해할 수도 있지만, 핵심 메시지는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능력과 창의력, 상상력이 바로 돈이요, 권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다면 지속적인 성장을 예측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최근 기업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화와 예술을 마케팅에 도입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 미술 평론가인 저자는 창의력과 상상력이라는 관점에서 미술작품을 풀어냈다. 르누아르의 ‘독서’(1876), 사소페라토의 ‘기도하는 성모’(1640~1650) 등에서 몰입의 무한한 에너지가 창의력의 근원이 되는 배경을 설명하며, 오키프의 ‘꽃 추상’(1924), 터너의 ‘눈보라 하버만의 증기선’(1942) 등 자기 존중의 중요성이 담겨있는 작품에서는 진정한 나를 찾는 방법이 곧 상상력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 초현실주의 작가 마그리트의 ‘집단적 창안’(1934), ‘빛의 제국’(1954) 등 주요 작품을 예로 들면서 최근 기업의 화두인 컨버전스의 노하우를 이끌어 낸다. 위선을 싫어하며 자신의 욕망을 순수하게 표현했던 앤디 워홀의 작품에서 저자는 정직성이 창조의 또 다른 에너지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저자는 중세의 성화를 비롯해 난해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골라 작가와 작품 설명으로 독자를 편안하게 이끌면서 작품의 배경이 된 아이디어를 파헤쳐 주제를 창의력으로 연결한다. 상상력은 기존의 틀 속에서 머리를 짜 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독자라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창문 밖을 바라보라고 권한다. 그래도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으며 미술감상을 통한 창의력 개발 노하우를 익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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