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영대학원이 자랑하는 최고경영자과정(Advanced Management Program)은 MBA를 취득한 엘리트 가운데서도 소수 정예의 엘리트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고 있다. 스타벅스, 루이비통, FRB 등 경험이 풍부하고 영향력이 큰 세계 리더들이 모이는 만큼 하버드도 그에 걸맞은 교수진을 배정한다. 저자 비에토 교수가 그 중 한 사람이다.
책은 비에토 교수가 세계 각지에서 모인 경영자 혹은 미래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BGIE(Business, Government and the International Economy, 비즈니스와 정부 그리고 경제) 수업을 담고 있다. 거시경제학을 통해 경제의 큰 틀을 가르치는 일반 경영대학원과는 다르다. 하버드는 경영자가 비즈니스를 할 때 정부와 국제 경제가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해 각국 정부의 정책과 행보에 따라 세계 경제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가르친다. 특히, '내가 이 나라의 지도자라면 경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물음을 던지게 해 국가 전략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읽고 자신이 속한 기업의 상황과 전략까지 연결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국가는 저마다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저자는 그것을 아시아의 고도성장, 채무 위기에서 회복 중인 중남미, 아프리카의 르네상스, 이슬람 국가의 대두 등 '8가지 발전 궤도'라는 규칙으로 구분해 세계를 설명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국가구조, 국민성, 기술, 자원보유량, 저축률, 교육수준 등과 같은 새로운 틀로도 세계 경제를 설명해 국가별 데이터와 전략을 분석한다.
책의 핵심은 말미에 드러난다. '우리의 사명'이라는 부제로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민, 기업 경영자, 미디어, 정치가, 관료, 비즈니스 리더가 각각의 자리에서 어떤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지 제언한다. 특히, 저자는 국민이 해야 할 일로 '근면'을 강조하며 아시아 국가들의 특유의 근면성을 치켜세운다. 그는 "유럽에서는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듯 하다"며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휴가를 더 길게 보낼 수 있을지 궁리하면서, 일하기보다는 편히 쉬기를 원한다"고 꼬집는다. 이어 "아시아 국가들은 근면함으로 현격히 떨어지는 생산성을 보충했고 마침내 성공을 거뒀다"며 "유럽이 몇몇 분야에서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지만, 아시아인들이 더욱 근면하게 일하면 아시아 경제는 더 신속하게 성장할 것이고 세계 GDP의 상당부분이 아시아에 집중될 것이다"고 말한다.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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