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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자금 안전자산으로 U턴

美 경기 지지부진 - 中 경착륙 가능성 - 유로존 디플레 우려

美·유로존 경제지표 부진에 "통화완화 정책 약발 다했다"

주요국 주가·남유럽 국채값 하락 美·獨·英 국채가격은 상승


글로벌 자금이 또다시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유럽·영국·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지속 방침에도 주요국 주식시장과 남유럽 재정위기국의 국채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미국·독일·영국 등의 국채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미국 증시 등이 거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지지부진한 미국 경기 회복세,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디플레이션 우려 등이 동시에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금 다시 헤쳐 모이나=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투자가들의 위험자산 회피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등 뉴욕 3대 증시 지수는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유럽 증시도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가 각각 1.01%, 1.25% 떨어지는 등 동반 하락했다.

밀물처럼 남유럽 국채시장으로 몰렸던 투자가들도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각각 0.19%포인트, 0.14%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나라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각각 0.13%포인트, 0.11%포인트 올랐다.

반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6%포인트 하락한 2.48%를 기록하며 사흘간 0.16%포인트 떨어졌다. 이 수익률이 2.5%를 밑돌기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또 영국 10년물 국채도 올 들어 최저치인 2.51%로 떨어졌고 같은 만기의 독일 국채도 1.33%로 하락하며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로존이 부진한 경제지표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금융시장도 요동치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 4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6% 감소했다. 지난 201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RIA캐피털마켓의 닉 스타멘코빅 거시전략가는 "최근 지표는 미 경제가 올 2·4분기에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에 서서히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시장 예상치인 0.4%를 밑돌았다. 국가별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독일의 성장률만 예상치를 웃돌았을 뿐 이탈리아·포르투갈·네덜란드·그리스·핀란드 등 상당수 국가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주요국 경제 회복세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통화완화 정책이 약발을 다했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컴버랜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회장은 "지난 6~7년 동안 완화기조가 인플레이션을 높이면서 성장도 부추길 것이라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증시 베어마켓 진입" 비관론 확산=국제금융시장이 극도의 예민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 증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하고 있다. 기술적 분석의 대가로 과거 낙관론자였던 랠프 아캄포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 10월까지 10~15% 급락할 것"이라며 "특히 중소형주나 기술주는 20~25%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증시 분석가인 짐 크래머도 "소비자 물가 상승, 실업률 하락에도 국채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은 (주식시장에) 심각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라며 "투자가들이 출구를 향해 뛰는 중"이라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인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매니지먼트 창업자도 전날 "주식투자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도)를 60% 정도로 줄였다"며 기존의 낙관론을 뒤집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장기간 초저금리 유지 방침, 일부 부침에도 미 경제 회복세 등을 이유로 미 증시가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또한 많다. 콴티테티브자산운용의 에드 케언 매니저는 "최근 증시하락은 건강한 조정으로 베어마켓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가 10%가량 떨어질 수도 있지만 투자가들은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음달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쏠리고 있다. 주요 중앙은행으로는 사상 첫 마이너스 예치금리 도입 등 통화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테퍼 창업자는 "ECB는 어리석게도 너무 늦게 움직인다"며 "다음달에도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 금융시장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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