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던 베트남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28일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은 이날 통계청(GSO) 발표를 인용, 올 들어 9월까지의 산업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4.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9월 중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늘어나는 등 갈수록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총생산(GDP)도 1ㆍ4분기 4%, 2ㆍ4분기 4.66%에 이어 3ㆍ4분기에는 5.35%로 급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정부가 그동안 인플레이션 억제 등 거시경제 안정에 주력해온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국가금융정책자문위원회는 4ㆍ4분기에도 빠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 이어 '아시아 제2의 용(龍)'이라는 평가를 받아오다 글로벌 경기둔화, 은행 부실대출 증가, 건설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추락하던 베트남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베트남 경제가 바닥을 찍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아직도 멀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올해 성장률도 5%대 초반에 그치면서 지난 1999년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도 "올해 GDP 성장률을 6~6.5%로 예상했지만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5.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중앙은행(SBV)의 전망치는 더 낮다. 응우옌반빈 SBV 총재는 "국영기업들의 막대한 부실대출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에서 5.2%로 낮췄다"고 말했다.
레쑤언응이어 베트남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역시 독일 dpa통신에 "올해 성장률은 5.0~5.1%에 불과한 반면 인플레이션은 현재 2.8% 수준에서 올해 말 7%에 육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1999년 4.8%를 기록한 후 지금껏 5.3%를 밑돈 적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국영기업들의 방만한 경영과 은행권 부패 등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가들도 발을 빼고 있다"며 "9월까지 베트남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은 모두 95억달러로 전년동기의 72%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기구 무디스는 28일 베트남 정부의 재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을 'B1'에서 'B2'로 한 단계 강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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