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27일 30개 지방공사 CEO를 불러 긴급점검에 나선 것은 최근 성남시가 지불유예 선언을 한 것을 계기로 지자체ㆍ공공기관ㆍ공기업 등 공공 분야의 재정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광역지자체에 속해있는 지방공사의 경우 택지조성 등 부동산 개발을 담당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들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수치로 확인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공사의 경우 몇 년 전에는 택지조성을 하고 아파트를 지어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평가됐을지라도 지금은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다시 계산을 해보면 적자로 바뀌는 사업이 허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SH공사를 비롯해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말 현재 34조9,819억원에 달한다. 자산은 45조615억원이다. 부채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중인 SH공사(16조3,455억원), 경기도시공사(6조7,159억원), 인천도시개발공사(4조4,609억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경영성과 면에서는 지난해 강원ㆍ충남ㆍ전북ㆍ전남개발공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강원ㆍ경남개발공사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부동산 관련 공사 뿐 아니라 지하철 사업을 담당하는 7개 도시철도공사도 경영개선 대책을 보고하면서 진땀을 흘렸다. 이들은 원가대비 낮은 요금 수준 등으로 경영성과가 부진하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7개 도시철도공사의 전체 부채는 5조7,571억원이며 자산은 23조6,358억원이다. 이 가운데 서울메트로(2조7,100억원)와 서울도시철도(1조2,5347억원)의 부채규모가 컸다. 7개 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모두 9,179억원의 영업손실과 8,2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7개 도시철도공사 중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들은 이처럼 경영실적이 좋지 않는 이유로 낮은 요금수준과 높은 무임승차 비용을 들었다. 실제로 7개 도시철도공사의 요금 수준은 그동안 물가 등을 감안해 요금인상을 억제해 적정 수준의 5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임승차비용도 지난해 모두 3,252억원으로 단기순손실의 39.3%에 달했다. 7개 기타공사 중에서는 인천교통공사(1,582억원)와 인천관광공사(1,165억원)의 부채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인천관광공사ㆍ김대중컨벤션센터ㆍ경기관광공사는 영업손실을 봤으며 특히 인천관광공사ㆍ김대중컨벤션센터는 당기손순실을 기록했다. 행안부는 이날 보고 결과를 토대로 실사를 거쳐 최악의 경우 퇴출까지 시킬 작정이다. 행안부는 이미 지난해 공기업 선진화의 일환으로 전국 124개 공기업 중에서 26곳을 선정해 정밀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행안부는 올초 이 가운데 13곳은 자체경영개선, 10곳은 통합, 1곳은 조건부청산, 충남농축산물류센터와 태백관광공사 등 2곳은 청산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공기업 선진화 실사 때와는 달리 이번 실사는 주로 경영 컨설팅 쪽에 치중해 진행할 방침"이라며 "연말까지 조치를 취한 다음 기조치자체 소속 공기업에 대해서도 실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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