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에 팔린다…유럽물장사 비전없다 여론 반발이이 매각관건. 펩시 인수도 무산된 바 있어. 프랑스의 대표 브랜드이자 생수의 대명사 ‘에비앙’이 일본 기업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인다. 에비앙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식품업체 다농이 유럽 생수 시장이 쇠락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로 한 결정한 것. 그러나 211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대표 브랜드의 일본 매각에 대해 문화적 자존심 높은 프랑스의 반대 여론이 만만찮아 경제 논리만으로 풀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프랑스 식품업체 다농이 자사를 대표하는 브랜드 에비앙 등을 포함한 생수사업부문을 일본 음료기업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매각 협상은 초기 상황으로 매각금액 규모는 50억~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기업으로는 일본 음식료 1위 회사인 기린을 비롯해 산토리, 아사히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중 기린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농은 협상가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폐쇄적인 일본 유통시장 진출을 위해 제휴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만약 에비앙이 일본 기업에 매각된다면 콧대 높은 프랑스 음식료회사들의 사업부문 매각이 촉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일본 2위 회사인 산토리는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프랑스 음료업체 오랑지나를 사들이면서 공격적으로 해외업체에 손을 뻗쳤다. 특히 일본은 엔고를 바탕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 인수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비앙의 매각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지난 10년간 고속 성장가도를 달려온 선진국 생수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소비자들이 생수를 사치품으로 인식하고 소비를 줄이면서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또 생수용기를 플라스틱으로 제작함에 따라 환경단체들이 잇따라 불매운동에 나선 것도 다농에는 큰 타격이 됐다. 이와 관련 AFP은 다농은 지난 3ㆍ4분기 전년대비 8.7%나 증가한 순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소비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이머징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자체 진단을 내린바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다농은 지난해 세계 음료 시장의 11.7%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생수부분 판매 상승률은 다농의 다른 사업부문인 유아식품이나 미용품 등에 못 미친다. 유로모니터의 통계에 따르면 따르면 다농의 지난해 전체 판매 수익은 전년대비 3.2% 상승한 반면 생수부문은 1%만 상승했다. 그러나 인수에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에비앙은 1970년 다농의 인수로 럭셔리 상품의 입지를 다지며 프랑스의 국민 브랜드로 각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펩시가 다농의 생수사업부문 인수를 타진하자 자국 기업이 외국에 내다 팔리는 꼴을 볼 수 없다며 프랑스 여론이 들고 일어날 매각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