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석 달 연속 동결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안정 목표치인 2%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단 추가 부양 없이 시장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CB는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현재 1%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옌스 센더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원유값이 뛰고 있는 상황에서 ECB가 최우선 목표인 물가안정을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 기준금리는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이날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2013년 3ㆍ4분기까지도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물가가 최대 2.7%까지 오를 수 있다" 고 밝혀 앞으로도 금리 동결 조치가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한 풀 꺾인 것도 ECB의 금리 결정에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AP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조 유로에 달하는 유동성을 시중은행에 공급한 ECB가 당분간 정책의 효과를 두고 볼 것”이라고 이날 분석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에 대해 “3년 만기 장기대출(LTRO)가 경기 부양에 효과를 나타냈다”며 “앞으로도 장기대출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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