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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FTA라는 빅게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공식협상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여전히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이 적지않게 남아 있다. 특히 농업과 영화 등 일부 분야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관세ㆍ비관세 장벽을 없애고 두 나라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될 경우 직감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앞서가는 슈퍼파워와 겨뤄서 더 많은 이득을 챙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무역을 비롯한 경제교류를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데서 비롯되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시장창출 효과 윈윈게임 가능 FTA로 두 나라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경우 막대한 시장창출 효과가 나타나 제로섬 게임이 아닌 윈윈 게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가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상품 또는 산업의 경우 막대한 미국시장이 국내시장으로 편입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 상품이 일본ㆍ중국 등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경우라면 FTA를 통해 누리는 혜택은 더욱 커지게 된다. 미국과의 FTA가 성사될 경우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다년간에 걸쳐 352억~452억달러 증가하고 여타국가로의 수출도 300억달러가량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실질성장률이 7.7%포인트나 높아질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전망하고 있다. 경제 규모면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7%정도 된다. 단순계산으로 미국 입장에서 보면 시장증대 효과가 7%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이 15배쯤 커지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세계 경제의 4분1을 차지하는 방대한 미국시장이 안방이 된다는 것은 어차피 수출로 살아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산물과 영화, 법률 등 서비스 분야로 가면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서의 다자간 협상추이에 비추어 미국과의 FTA가 아니라도 농산물과 서비스시장의 개방은 시간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세계 10대 무역국인 우리나라가 개방을 안하고 버티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개방을 전제로 생존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경쟁력이 취약해 피해가 우려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가급적 개방시기를 늦춰 최대한 시간을 버는 한편 적절한 수준에서 피해를 보상해주는 방안을 강구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동북아경제 중심지로 도약하고 북핵문제 해결과 안보 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큰 혜택이다. 낙후 제도·시스템 혁신 계기로 그러나 수출과 투자증대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미국과의 FTA가 몰고 올 진짜 혜택은 각종 규제와 불합리한 제도와 시스템 등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경제의 창달을 통해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은 경제자유도와 효율성 투명성 등에서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미국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경우 제도와 시스템의 상향조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점진적보다는 대대적인 충격이 개혁에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일본 경제학자 하라다 유카타(原田泰)와 가사이 유타카(香西泰)가 말하는 ‘빅 게임’이 그것이다. 미국과의 FTA를 우리나라의 도약을 위한 빅 게임이 되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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