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자금이 흘러드는 주식시장은 경제상황과 관련된 모든 진실이 한데 어우러져 돌아가는 집결지다. 장기적인 주가의 흐름을 시장의 바로미터로 활용하면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바로미터는 바다를 항해하는 모든 배에 꼭 필요한 것이다.” 1922년부터 23년간 미 월스트리트 저널의 편집장을 맡았던 윌리엄 해밀턴은 다우 이론을 정리한 ‘주식시장 바로미터(The Stock Market Barometer)’에서 이같이 말했다. ‘돈 놓고 돈 먹는’ 야바위꾼들이 몰리는 투기장이나 다름없었고, 주가변동에는 시세를 조정하는 세력이 분명 있다고 믿었던 20세기초 뉴욕 월가에서 그의 말은 별로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았을 법하다. 윌리엄 해밀턴은 월스트리트 저널을 창간했던 찰스 다우가 20여년간 증시 동향을 분석해 쓴 칼럼을 근거로 다우 이론을 체계화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다우의 평균주가이론이 주식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까지 예측하는 바로미터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현황을 알려주는 지표 하나 없던 당시 해밀턴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어도 다가올 폭풍우를 예측하듯이 주식시장은 경제의 향후 흐름을 미리, 그리고 정확히 알려준다”고 장담했다. 그 확신을 입증이라도 하듯 저자는 다우 이론을 활용해 1907년의 월가 주가 대폭락 사태와 1914년 제 1차 세계대전 발발을 앞두고 벌어진 주식시장의 침체, 1929년까지 여섯차례에 걸친 대세상승 등을 정확하게 예측해 낸다. 주식시장의 반복되는 패턴이나 추세를 확인함으로써 투자시점을 포착하는 기술분석 기법인 다우 이론의 핵심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가가 어떤 방향을 향하면 그 추세가 탄력성을 상실해 반대방향으로 전환하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관성적으로 그 방향으로 지속한다는 가설이다. 마치 밀물과 썰물이 때를 맞춰 흘러들 듯 주식시장에도 질서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예측할 수 있는 주식시장 바로미터’로 다우이론의 핵심은 세가지. ▦상장 종목의 주가 합계를 평균한 값인 평균 주가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것, 바라는 것, 믿는 것, 예상하는 것 등을 반영한다. ▦평균 주가에는 대세상승, 대세하락과 같은 기본 주가흐름과 강세장에서의 조정, 약세장에서의 랠리와 같은 2차적인 흐름 그리고 매일 변하는 주가의 등락 등 세가지 흐름이 있다. ▦세가지 주가 흐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주가 흐름으로 매일 변하는 평균주가로 2차적인 주가흐름은 시세 조종세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기본 주가 흐름은 시세조종세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는 책을 통해 1900년부터 1920년대 초반까지 뉴욕 주식시장과 주가흐름, 정치ㆍ경제ㆍ사회 현황 그리고 투자심리를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했다. 발간된 지 80년이 지났고, 20세기 초라는 특정 시기와 월가라는 특정 지역을 다루고 있지만, 시대를 초월한 주식투자의 기본철학과 증권시장을 바라보는 해밀턴의 혜안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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