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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LG 구글폰이 던지는 메시지


경기장이 열렸다. 선수들만 입장하면 된다. 구글이 해외 언론과 주요 사업자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오는 2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안드로이드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구글은 초대장에 "경기장은 열렸다(The playground is open)"라는 내용 외에 아무런 힌트도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레퍼런스폰(Reference Phone)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구글폰으로 불리는 레퍼런스폰은 스마트폰 제조사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기준이 되는 제품으로 일종의 설계 도면과 같은 역할을 한다.

구글은 새로운 OS를 내놓을 때마다 제조사 한 곳을 선택해 구글폰을 만들게 했다. 그동안 대만 HTC, 한국 삼성전자가 만든 넥서스 시리즈가 모두 구글폰이다. 구글폰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모든 업체가 만들고 싶어 한다. 차세대 OS를 처음으로 탑재하기 때문에 신제품을 개발할 때 다른 업체보다 한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가 주목받는 것은 구글이 그동안 한 업체에만 줬던 구글폰 제조의 '특권'을 처음으로 복수 업체에 제공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LG전자와 소니가 구글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가을 삼성전자는 구글의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가 처음 탑재된 '갤럭시 넥서스'를 단독으로 출시했고 이후 '갤럭시S3' 등 관련 제품을 쏟아내며 시장을 선점했다. LG전자와 소니 역시 같은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자부심과 함께 안드로이드 OS 최적화에 나설 수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긴장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복수의 제조사를 선택한 것을 두고 삼성전자를 견제해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상황까지 커지면서 타 제조업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자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붕괴될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많다.

졸면 죽는다는 정보산업(IT)업계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 이번 사례는 구글이 삼성전자의 손만 잡고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글이 삼성전자와 연인 관계에서 애증의 관계로 바뀐 것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구글폰의 제조사 다변화는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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