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이 스와프 거래의 보증 업무를 미국 내 모은행에서 해외에 있는 사업부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은행들은 해당 스와프 계약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전적으로 해외지사에 두게 되며 미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규제법인 도드프랭크 법 적용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들 5대 은행은 전체 미국 내 스와프 거래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WSJ는 미 대형 은행들의 움직임으로 700조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스와프 시장이 유럽 금융허브인 영국 런던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에서도 스와프 규제 강화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오는 2016년 이전에는 시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은행들의 움직임에도 미 금융당국은 계약변경이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일부에서는 해외 이전을 통해 오히려 미국 내 모은행들의 위험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를 방치하면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프 머클리 미 연방 상원의원은 "우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교훈을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며 "대형 은행들은 리스크를 줄이지 않고 단순히 옮기려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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