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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14일 日 민주당 대표 경선

'간 재신임'이냐 '오자와 뒤집기'냐… 부동층 표심에 달렸다<br>국민 지지도 높은 간 재선 유력속 당내 최대계파 수장 오자와 추격세<br>경제·외교부문 정책 노선 크게 달라 오자와 승리땐 정국 소용돌이 불가피


지난 2일 일본기자클럽 토론회에 일본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 一郎) 민주당 전 간사장이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토론회 참석자들의 눈은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만 쏠렸다. 심지어 한 패널은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정말 총리가 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이 경선 출마를 선언한지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경선 출마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오자와 총리'는 출마 선언 초반에만 해도 현실성이 낮은 시나리오로 여겨졌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오자와 전 간사장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지지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 총리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경선 승리 가능성도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오자와 전 간사장이 당내 계파 의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업고 추격하고 있어 간 총리 측에서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선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NHK와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국회의원 표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앞서고 있지만 당원ㆍ서포터ㆍ지방의회에서 간이 크게 앞서고 있어 간 총리의 승리가 유력시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직 표'가 앞서는 오자와 측에서는 "국회의원 411명 중 부동층이 30명"이라며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포인트제로 실시되는 경선에서 국회의원의 지지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두 사람은 이날 의원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하루 종일 부동층 의원 표심 잡기에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이처럼 오자와 전 간사장이 예상치 못한 행보를 이어가자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 기사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이 일본 총리 자리에 오르는 상황을 '오자와 쇼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자와 당선 가능성 상승과 함께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해 1.2%대에 근접하는 등 시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일본 민주당 출범의 주역''민주당 최대 계파 수장'인 오자와 전 간사장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일본 안팎에서 충격적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집권 여당의 당 대표가 바로 총리가 되는 일본 정치 시스템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이 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해 일본 총리직에 오를 경우 민주당 정권 출범 1년 만에 총리가 3번이나 바뀌게 된다. 대내적으로는 국민들의 정치적 불신이 심화될 수 있고, 대외적으로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은 국가'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더 큰 관심 대상은 과감한 경기대책, 대등한 미ㆍ일 동맹관계 등 오자와 전 간사장이 줄곧 지향해온 경제ㆍ외교 정책 노선이다. 두 사람은 모든 정책면에서 선명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간 총리가 건전한 재정을 지향하는 것과 달리 오자와 전 간사장은 당장 재정 악화가 우려되더라도 미래를 위해 과감한 경기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1일 경선 출마의 변에서도 2조엔 규모의 경기 대책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국채를 제로금리에 발행, 돈을 뿌려서라도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간 총리가 재정 확보를 위해 소비세 인상을 주장하는 것과 달리 오자와 전 간사장은 민주당 집권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다로 차기 중의원 선거 전까지는 소비세 인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재정 확보를 위해서는 소비세 인상보다 행정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막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또한 그는 민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했던 이유도 간 총리의 소비세 인상 시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재정 확보를 위해서는 오히려 무이자 국채를 발행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엔고 지속에 대한 대처 방식도 간 총리와 다르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해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엔ㆍ달러가 83엔대까지 떨어졌지만 간 총리 내각은 개입보다는 지켜보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일본 경제를 지키기 위해 향후 급격한 엔고를 막기 위해 시장개입 등 모든 방안을 과감하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엔화 강세가 나쁘지 않으나 급격한 상황은 저지해야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경제노선과 함께 오자와 전 간사장의 대등한 미일관계, 즉 자주 외교 노선도 주목 받고 있다. 그는 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 해 2월 당시 "극동의 미군은 7함대 만으로 충분하다""일본 방위는 일본이 책임지면 된다"고 발언해 일본 열도를 발짝 뒤집어 놨다. 미국도 오자오 행보와 경선 결과에 바짝 신경을 쏟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가 집권 8개월만에 자진 사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후텐마 미군 기지 문제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는 물론 해외로 이전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지난 2일 경선 후보 공개토론회에서 "오키나와는 일본 영토다. 일본이 방위해야 한다"고 발언해 미일 갈등 재연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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