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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 KLPGA 투어 기록 들여다보니] 드라이버가 돈… 장타자 전성시대

상금랭킹 20위 이내 선수 중 드라이버 샷 거리 '톱10' 6명

27승 중 평균 250야드 미만 2승뿐

코스 길어져 정확도 위력 감소

단타자 버디 기회도 크게 줄어 "드라이버는 쇼"라는 금언 무색

이번 시즌 장타자로 변신한 허윤경은 E1 채리티 오픈과 서울경제레이디스클래식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2위에 올랐다. 그는 어드레스 자세를 낮추고 근력을 강화해 샷 거리를 늘렸다. /사진제공=KLPGA


'드라이버가 쇼라고? 아닌 말씀.'

16일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으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4시즌은 '장타자 전성시대'로 정리해도 좋을 듯하다.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오랜 골프 금언은 퍼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에는 제격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시즌 통계는 드라이버 샷 거리와 돈 사이에 더욱 또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번 시즌 상금랭킹 20위 이내 선수들 중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톱10에 이름을 함께 올린 장타자는 6명이나 나왔다. 샷 거리 톱20으로 범위를 넓히면 절반에 가까운 9명에 달했다. 상금랭킹 2위에 오른 허윤경(24·SBI저축은행)은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7위에 올랐다. 상금 3위 이정민(22·비씨카드)과 상금 5위 백규정(19·CJ오쇼핑)은 각각 샷 거리 5위와 11위다. 상금 10위에 오른 김세영(21·미래에셋)은 지난해에 이어 장타 1위(평균264.71야드)를 차지했다.

허윤경은 샷 거리의 위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21위(255.92야드)였던 허윤경은 이번 시즌 7위(261.05야드)로 점프했다. 우승 수에서는 2승으로 지난해 1승보다 1승 늘었지만 경기 내용은 확연히 달라졌다. 두 번째 샷에서 좀 더 짧은 클럽을 잡을 수 있게 되면서 평균타수가 지난해 72.24타에서 올해 71.19타로 1타 넘게 낮아졌다. 프로 선수에게 18홀 평균 1타는 대회당 3~4타에 해당하는 상당한 차이다. 장타자로 변신한 허윤경은 마지막 4개 대회에서 2위-우승-2위-2위라는 빛나는 성적을 냈다.

퍼트 부문은 어떨까. 평균 퍼트 수 톱10으로 상금 20위 이내에 든 선수는 김효주(퍼트 10위·상금 1위), 백규정(퍼트 5위·상금 5위), 김하늘(상금 9위·퍼트 9위) 등 세 명뿐이다.



우승자들을 봐도 장타자들의 득세가 두드러진다. 이번 시즌 27개 대회에서 1개 이상의 우승트로피를 나눠 가진 '챔피언스 클럽' 멤버 14명 중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250야드 미만인 선수는 단 두 명뿐이었다. 250야드 이상인 선수들이 27승 중 25승을 삼켰다는 뜻이다. 물론 짧고 정교하게 치는 선수가 우승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평균 250야드는 때려야 정상 도전에 이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250야드 미만의 우승자인 윤채영(한화)과 이승현(우리투자증권)은 나란히 평균 244야드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 시즌 2승 이상을 거둔 8명 중 5명은 샷 거리 20위 이내에 들었다. 5승을 쓸어담은 상금왕 김효주는 21위(256.44야드)였다.

눈에 띄는 부분은 드라이버 샷 정확도다. 상금 20위 이내 중 페어웨이 안착률 톱20에 든 선수는 19위인 김효주(81.43%)가 유일하다. 정확도만으로는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장타자들의 강세는 무엇보다 코스 길이를 길게 세팅하는 변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교습가로 활동 중인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클래스A 멤버 장재식 프로는 "코스가 길어지면서 아무래도 두 번째 샷에서 긴 클럽을 잡아야 하는 선수들의 버디 기회가 줄게 되는 등 샷 거리에 따른 변별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선수들은 동계 훈련 동안 근력 운동으로 파워를 늘리고 페어웨이를 놓칠 경우에 대비해 웨지 샷 등 쇼트게임 연습하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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