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증시가 7개월반 만에 1만선을 회복했다.
14일 닛케이225주가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1.44포인트(1.53%) 오른 1만50.52포인트를 기록했다. 닛케이지수가 1만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27일(1만47.19) 이후 처음이다.
일본증시는 지난해 3월 발생한 대지진과 10월 올림푸스 분식회계 등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 및 일본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저금리 무제한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등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뒤늦게 글로벌 증시 랠리에 가세했다.
여기에다 미국의 실업률 하락, 견조한 소매판매 등 경기회복 조짐이 완연하고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더해졌다. 실제로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가치는 83엔을 넘어서며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돌아서자 증권사들은 올해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SMBC닛코증권의 경우 올해 닛케이지수가 지난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1만2,0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토 요시히로 오카산온라인증권 수석전략가는 "미국ㆍ유럽증시 상승과 엔고 현상이 주춤해진 것이 일본증시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미국을 쫓아 상승하는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루야마 ?? BNP파리바증권 일본지점 수석전략가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85엔까지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증시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닛케이지수는 4~6월에 1만1,000선까지 오르며 연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미국의 S&P500지수에 비해 현저히 낮은 반면 배당수익률은 S&P와 근접한 수준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유동성만으로는 일본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닛케이지수가 지속 상승하려면 외국인 투자가 귀환과 엔화약세 지속이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들이 일본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가장 높기 때문에 이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해야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 또 엔화약세의 수혜주인 혼다ㆍ교세라 등 수출 위주 제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엔화 환율변동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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