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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많이 내는 이유가… 충격 현실
500만명이 돈 제대로 안내고 수혜… 건보재정 '밑빠진 독'월급쟁이 10명 중 3명꼴 지역가입·피부양자로 돌려… KDI "누수 대책 필요"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건강보험 혜택은 받으면서 보험료는 제대로 내지 않는 사람이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가 심각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23일 발표한 `건강보험이 경제의 비공식부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소득자임에도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분류되거나 피부양자로 가입된 규모가 497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지역가입은 소득ㆍ재산ㆍ자동차 등이 기준으로 재산이 적은 경우 소득액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월급쟁이 직장가입자보다 적은 보험료가 부과된다. 피부양자는 소득이 없다고 인정된 경우로 아예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직장가입 적용대상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 등을 제외하더라도 407만여명이 직장가입자로서의 정당한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부양자를 뺀 직장가입자가 1,300만여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직장 가입자 10명 중 3명(31.2%)은 보험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윤 연구위원은 "보편적인 전 국민 건강보험은 우리나라 사회정책의 큰 성취지만, 행정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광범위한 무임승차자 그룹을 생성했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공단에는 현재 지역가입 790만 세대 중 56%의 소득자료가 없다. 국세청이 제공하는 직장가입이 아닌 개인에 관해 받는 정보는 소득정보뿐이다. 조세당국에 직장에 다닌다는 사실을 숨겨 지역가입으로 분류되거나, 일정한 근로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가족 중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가 돼 본래 부담해야 할 보험료보다 적은 액수만 내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은 "국세청 중심의 사회보험 통합징수 논의는 참여정부 후반 각계의 반대에 부딪혔다"며 "현재는 기관 간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세청이 취합한 저소득층 근로자 소급지급명세서상의 정보를 사회보험과 공유하면 직장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의 상당 부분은 직장가입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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