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락 분야보다 뉴스를 좋아했습니다. 이왕 뉴스를 할거라면 밑바닥부터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죠.” MBC ‘뉴스데스크’의 메인 앵커인 김주하(31ㆍ사진) 아나운서가 기자로 변신했다. 지난 2000년 10월부터 4년째 앵커를 맡아온 김씨는 최근 경력기자를 뽑는 사내공모에 합격, 10일 정식 기자로 발령받았다. MBC에서 아나운서가 기자로 변신한 전례는 과거에도 심심찮게 있었다. 현 아나운서부장인 손석희 아나운서를 비롯해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 백지연씨 등이 그 예. 오는 9월까지 수습기자 교육을 받는다는 그는 다음주부터 경찰기자 2진으로 기자생활을 시작한다. “예전엔 기자들이 써온 기사를 보고 ‘이 정도밖에 못 쓸까’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직접 기사작성을 해보니 ‘이 정도밖에 할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앵커로서,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서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운할 그가 기자생활을 한다는 결심에 주위의 만류도 있었다. “이제 와서 뭐 하러 사서 고생하냐”는 지적부터 “기자해봤자 별 수 없다”는 기자 선배의 충고에도 불구, 기자가 된 이유는 ‘그저 뉴스가 좋아서’이다. 누구보다 반겨주었던 사람은 손석희 아나운서. 과거 기자생활을 했던 손 아나운서는 “딱 맞네, 기자해”란 말로 용기를 북돋워줬다고 한다. 김씨는 당분간 ‘뉴스데스크 앵커’와 경찰기자를 병행할 예정이다. 9월 정식 부서배치를 받는 그는 향후 교육과 국방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는 전문기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비쳤다. “진정한 우방이 없는 복잡한 정세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제대로 짚어줄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또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데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은 아무도 제시해주지 못하잖아요. 누구보다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자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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