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날씨의 영향으로 봄 소비시장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봄 의류 신상품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여성 패션의류 매장, 테이크아웃 식품 등은 울상인 반면 추위와 비를 막아주는 인조가죽 제품, 아웃도어, 우산 등은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잦은 눈비로 평균기온이 4.3도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보다 2도가량 낮은 저온 현상이 나타나고 황사까지 겹치면서 날씨에 민감한 의류나 음식료 제품들의 매출이 큰 영향을 받았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지난 3월 한달간 봄을 겨냥한 블라우스와 티셔츠ㆍ원피스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이상 줄었다. 그 대신 트렌치 코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33%나 늘었고 롱니트 가디건과 기타 점퍼류 판매도 24% 증가해 추운 날씨가 간절기 상품의 판매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지난달 여성 봄 의류가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며 관련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블라우스와 파스텔톤 원피스 등 봄 시즌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5% 줄고 점퍼류 판매는 15%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의류매출 감소로 지난달 주요 백화점 매출 신장세도 주춤했다. 롯데백화점의 3월 매출은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보다 4.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신촌 유플렉스점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기존점 10곳의 매출도 4.2%, 신세계백화점도 기존 점포에서 7.2%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김기봉 신세계백화점 마케팅팀 부장은 "3월의 매출 둔화는 소비심리 축소보다는 날씨의 영향이 큰 만큼 이달부터 본격적인 봄 의류 매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봄철 패션의류 대신 찬바람을 막는 아웃도어나 가죽 제품들이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은 지난달 28.9% 신장했고 현대백화점도 23.4%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아웃도어를 포함한 스포츠 장르가 의류 중 가장 높은 11%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원 여성복 브랜드 베스띠벨리ㆍ씨ㆍ비키에서는 올 들어 인조 가죽재킷류 판매가 200% 이상 늘었다. 전년과 같은 아이템으로 판매량을 비교할 경우 3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온현상 탓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신원은 인조가죽제품을 지난해 25종에서 80종으로 늘렸다. 유니클로에서도 6만원대 인조가죽 재킷은 봄 상품으로 나와 거의 품절됐다. LG패션에서는 올 가을에도 날씨가 변덕스러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 가을ㆍ겨울(F/W)시즌에 인조가죽 제품을 대폭 늘릴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모피류의 판매가 3월 한달간 52.1% 증가했다. 오락가락한 날씨 덕에 편의점 훼미리마트에서는 우산(82.4%)은 물론 스타킹(20.4%), 양말(19.7%)이 전년 동기 대비 높은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반면 일회용 카메라, 일회용 비누ㆍ면도기 등 여행상품의 판매는 급감했다. 훼미리마트에서 일회용카메라의 판매는 3월 한달 동안 지난해 동기 대비 35.2%나 줄었고 일회용 샴푸ㆍ린스ㆍ비누ㆍ면도기 등도 30%가량 감소했다. 식품도 데워 먹는 제품이 잘 팔린다. 편의점 컵라면 판매와 온장고 상품이 각각 18%, 22% 신장했다. 봄철에 잘 팔리는 막대 아이스크림 대신 가을ㆍ겨울에 잘 팔리는 콘ㆍ모나카류의 판매량도 지난달 7% 정도 늘었다. 이밖에 롯데백화점의 식품 델리코너의 경우 야외에서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 상품 판매가 부진한 반면 따뜻한 음식의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 외식업계는 피크닉용 제품 발매가 늦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테이크아웃 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카페 아모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해도 3월에 피크닉 전용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올해는 추운 날씨 때문에 제품 발매를 한달가량 늦춰 이달 중순 이후에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의류'죽쑤고'…가죽재킷·아웃도어는'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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