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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사자의 등에 올라 타라

한영수 (한국무역협회 전무, 경제학박사)

과학이론 중에 베이징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달 뉴욕에서 폭풍으로 바뀔 수 있다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게 있다. 지난 61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생각해낸 이 원리는 훗날 카오스이론으로까지 발전했는데 초기 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을 핵심으로 한다. 지난주 전세계는 중국 나비의 날갯짓이 불러일으킨 거센 바람을 온몸으로 느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과열양상을 보여온 자국 경제를 냉각시키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금융당국이 신규대출 중단에 들어가자 한국증시를 포함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4ㆍ28 차이나 쇼크’를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새삼스러울 게 없는 원론적 수준’이 그 첫번째로 중국이 내수진작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8%대 성장을 지속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므로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과열된 중국경제의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는 등 경착륙할 경우 우리의 성장률이 1% 이상 떨어지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철강ㆍ전자ㆍ유화ㆍ합성원료 등과 현지에서 호황을 누리는 컴퓨터ㆍ휴대폰ㆍ반도체 등 정보기술(IT)업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런 두 가지 상반된 주장과는 상관없이 ‘차이나 쇼크’를 바라보는 필자의 심정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수출 부문의 외로운 분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경제의 하향 조정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그림자가 우리나라를 덮게 놔둬서는 안된다. 중국경제의 영향력 확대는 물리적 국경이 갈수록 모호해지는 금세기에 자칫 국가에 대한 지배로 변할 수 있다. 정부는 중국발 경제황사가 몰고 올 파장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대안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기업 역시 기술력 위주의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산업혁명 이전 세계 최고의 국가를 자부하던 중국은 근대세계의 열망과 요구를 외면한 대가로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구긴 채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과 각축장으로 한 세기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1816년 중국을 ‘잠자는 사자’에 비유해 “일단 깨어나면 세계가 진동하리라” 던 나폴레옹의 예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중국은 마오쩌둥에 의해 1949년 잠에서 깨어난 뒤 덩샤오핑에 의해 78년 개혁ㆍ개방을 앞세워 포효와 질주를 거듭했고 오는 2010년과 2039년에는 각각 세계총생산과 경제규모에서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근거리에 있는 우리가 중국이 뱉어내는 한숨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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