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교섭 참가국의 관련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있지만 참가국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협상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당초 지난해 말을 목표로 잡았던 교섭타결이 이번 각료회의에도 물 건너갈 경우 협상의 동력이 약해지면서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농산물 및 자동차 관세 철폐를 둘러싼 미일 간 협상이다. 쌀·소고기·돼지·밀가루·유제품·설탕 등의 예외인정을 요구하는 일본에 대해 미 상원의원 16명은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일본의 요구를 인정하면 다른 참가국들도 같은 요구를 할 것"이라며 "모든 농산물의 관세·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데 일본이 합의하지 않으면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압력을 가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정부가 TPP에서 양보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미국이 유연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과의 입장차를 드러냈다. 일본 자동차에 부과된 미국 관세의 단계적 철수방안에 대해서도 양국 간 이견이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들이 TPP 조항 중 하나인 공기업 부문 개방에 반대하고 나서는 등 이번 회담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무스타파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통상장관은 참가국들이 전체 29개 조항 중 8개만 합의했다며 언제 협상이 타결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TPP 교섭에는 미국·일본·캐나다·호주·멕시코·뉴질랜드·말레이시아·싱가포르·칠레·브루나이·베트남·페루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협상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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