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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R&D투자 규모 논란
입력2004-12-09 17:11:38
수정
2004.12.09 17:11:38
최수문기자 <경제부> chsm@sed.co.kr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 투자수준을 놓고, 너무 적다는 주장과 적자 않다는 주장이 엇갈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ㆍ기업이 투자한 지난해 R&D비용 총액은 겨우 160억달러. 미국이나 일본ㆍ독일의 각각 17.8분의1, 7.8분의1, 3.8분의1 밖에 안된다. 국가 R&D비용이 미국 다국적기업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푸념도 때로 나온다.
하지만 액수만으로는 논리상 허점이 있다. 경제규모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 R&D비중은 2.64%였다. 이 수치는 일본의 3.12%보다 적지만 미국의 2.62%, 독일의 2.50% 보다는 오히려 크다.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 보좌관은 최근 과학기술혁신본부 연찬회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R&D투자는 적다. 일부 대기업을 뺀 대다수의 기업에 R&D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민간투자를 늘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박 보좌관은 한국정도의 경제나 기술수준에서 적어도 3%선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다.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에는 보다 많은 R&D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작정 절대량만 늘인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 않는다. 적재적소 투자가 보다 중요하다.
적정한 연구과제에 적정한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 또 R&D투자의 4분의3을 차지하는 기업부분에서 대ㆍ중소기업간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대기업은 전년대비 18.7% 급증했지만 중소기업은 겨우 0.7% 증가했고 벤처기업은 오히려 12.4% 줄었다. 올해와 내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추정이다. 기업간에도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예산이나 인력이 부족하다는 ‘불평’은 어느 조직에서나 나오는 일반적 속성이다. 실적부진에 대한 핑계거리일 수도 있다. 과학기술계의 구조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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