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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김정만 LG산전 사장

"U-시티·전자태그 사업 진출할것"<br>美社와 제휴 태그관련 원천기술 확보 눈앞<br>초고압기기, 전력사업 부문 핵심으로 육성


“유비쿼터스 시티(U-Cityㆍ차세대 신도시) 사업과 전자태그(RFID) 사업에 진출하겠습니다.”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 김정만 LG산전 사장(사진)이 ‘기업 고속성장론자’로 변신 중이다. 한때 수조원에 달했던 LG산전의 순차입금을 최근 4,000억원대까지 낮추며 기업회생 작업을 마무리지은 김 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본격적인 흑자경영 시대를 열겠다는 웅지를 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차세대 성장동력 노릇을 할 신사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황금알을 낳을 거위로 기대되는 U-City 및 RFID 사업은 향후 LG산전의 양날개 역할을 할 전망이다. U-City 사업은 가정과 도시를 첨단정보통신 네트워크로 엮어 언제 어디서든 정보의 교환과 각종 편의시설의 원격제어가 가능한 효율도시를 만드는 프로젝트. 또 RFID 사업은 무선주파수를 통해 각종 제품의 생산ㆍ유통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바코드에 이어 유통혁명을 가져올 신사업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U-City 건설에 필요한 전력ㆍ가스ㆍ급수의 원격검침기기와 각종 제어기기를 개발해 시장확보에 나설 방침”이라며 “RFID 사업도 향후 2~3년 내에 최고 200억원까지 투자함으로써 시장 선점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특히 RFID 사업에 대해 LG산전은 최근 30억원가량을 투자해 국내 첫 전자태그 리더기(인식장치) 품질시험 센터와 생산설비 건설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연말까지 전 주파수 대역에서 리더기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그 역시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양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들 사업분야에서의 핵심기술 확보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RFID의 핵심인 안테나 특화 기술과 다중태그 동시인식 기술확보를 위해 이미 지난해 미국의 유수기업인 텔레넥서스(Telenexux)와 제휴를 맺었다”며 “오는 4~5월 중에는 해외 유수기업과의 기술제휴를 맺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가 이뤄지면 태그 및 리더기의 전량 자체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또 주력사업인 전력 사업 분야에서 초고압기기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그는“국내시장의 경우 이미 362킬로볼트(kV)ㆍ63킬로암페어(kA)용량의 기기까지 양산화 체제를 갖춰 초고압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기반을 갖췄다”며 “향후 3년 내에 550kV용량의 기기까지 제품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생산과정에 부품단위별 모듈화(module化)를 꾀함으로써 초고압기기 생산성도 3배 이상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 3대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과 한전전력연구원, 서울대 기초전력연구원과 10여건 이상의 공동연구사업을 진행시켰으며 올해에는 공동연구 범위를 더욱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전략이 주효할 경우 LG산전은 지속적인 고속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올 매출은 지난해보다 10.5% 늘어난 1조1,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도 1,450억원정도로 예상돼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매출신장은 LG산전의 고속성장을 이끌 견인차 노릇을 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전체 매출에서 20%선에 그쳤던 수출비중을 2007년까지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수출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35% 신장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올해에도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31%(달러 기준 산정시)늘어난 2억8,900만달러(약 3,2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해외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김 사장은 “중국과 브릭스(BRICs), 중동, 동유럽시장 등 신규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해외사업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지속적인 부채상환을 통해 수년 내에 무차입경영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수조원대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4,000억원대까지 줄었다”며 “올해에는 흑자에 따른 배당 등 일부 현금유출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유휴 부동산의 매각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차입금 상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3월 중 본사 사무실 이전 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그는 “2월 이사회 결의를 거친 뒤 3월말께 현재 이전 후보지로 점 찍어둔 서울역 인근 연세세브란스 빌딩으로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무실 이전과 더불어 그는 올해 150여명의 신규직원을 공채와 수시모집을 통해 뽑아 인재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라며 올해 LG산전의 변신으로 주목해달라고 주문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위기관리 능력 탁월 '우직한 家長' 김정만 사장은 '우직한 가장'과 같은 스타일?경영인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한번 방향을 잡으면 흔들림 없이 일을 마무리짓는다. 물론 이는 단순히 경영자 혼자가 아니라 조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줄 때 가능하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 사장은 그 자신이 먼저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보임으로써 조직의 역량을 결집시킨다. 그만큼 업무에 있어서는 자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솔선수범형 경영자다. 그가 어느 정도로 일에 빠져 있는가 하면 지난 73년 LG화학에서 사회 생활에 첫 발을 내딛었던 이후 2001년 LG산전의 사장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휴가를 다녀온 횟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나마 사장직을 맡고 나서는 아랫사람들이 자신을 어려워해 휴가신청을 못할까봐 휴가를 가고 있지만 그것 마저도 업무 관련 서적이나 자료를 읽고 사업구상을 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그의 침실 머리맡에는 항상 수첩과 필기구가 놓여 있다. 새벽에도 갑자기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일어나 메모를 하기 위해서라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윗사람이 이처럼 열정을 보이는데야 아랫사람이 업무를 게을리하기 어렵다. 그것은 한때 밑지는 장사를 지속했던 LG산전이 단기간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던 토대가 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CEO(최고경영자)는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하다"라고 말하고는 한다. 그것은 이제 재도약의 길 위에 선 LG산전의 CEO로서 그가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를 비유하는 말이다. 이에 대해 그는 CEO가 순간 올바른 판단을 내리느냐의 여부에 따라 기업의 장래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통감한다고 설명한다. 그런 탓에 남들보다 좀더 멀리 보고 조급해 하지 않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흑자경영 시대의 포부를 밝히고 있는 그가 LG산전을 올해 어떻게 성장시킬지 기대된다. ◇약력 ▦47년 경남 출생 ▦부산고, 부산대 경영학과 졸업 ▦73년 LG화학 입사 ▦94년 LG화학 경리OA담당 상무 ▦94년 MIT SLOAN SCHOOL MBA 최고경영자과정 ▦97년 LG화학 CFO 전무 ▦99년 LG산전 부사장 ▦2001년 LG산전 대표이사 사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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