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3~24일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FOMC 참석자들은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담보채권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QE3)가 가계소비와 주택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몇몇 참석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매입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의사록에서는 이와 함께 "많은 참석자들이 확실한 고용시장 개선을 위해서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가 끝난 뒤인 내년 추가 자산매입 조치가 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도입된 오퍼레이션트위스트는 매월 450억달러 규모의 단기국채를 팔고 이에 상응하는 장기채권을 매입해 장기금리를 인하하는 효과를 낸다.
FRB가 가장 신경을 쓰는 고용상황과 관련해서는 실업률이 8% 이하로 떨어졌음에도 참석자들이 '점진적 개선'이라며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정절벽 문제에 대한 우려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참석자들은 "정부 지출, 세금, 규제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를 늦추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가는 이 같은 FOMC 의사록 내용이 발표되자 12월 마지막 FOMC에서 오퍼레이션트위스트를 대신할 새로운 채권매입을 결정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시장전략가는 "FRB의 다수 위원들은 추가 부양조치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며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면 내년에 국채를 더 사들이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확인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록에서 다수 참석자들은 "추가 채권매입 규모와 속도, 자산구성 등을 결정할 때 경기부양의 효과와 잠재적 위험성 등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FRB의 채권매입 확대가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이후에 긴축으로 선회할 때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FRB는 정책금리 조절을 결정할 때 실업률이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제시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FRB 의장이 퇴임할 경우 가장 강력한 승계자로 꼽히는 재닛 옐런 FRB 부의장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돼야 금리를 올릴지, 반대로 실업률이 얼마나 상승하면 금리를 내릴지를 공개하는 데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문제 역시 12월 FOMC에서 다시 한번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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