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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잡을 수 있었다

제7보(123∼150)<br>○박정환 5단 ●이창호 9단 <제5기십단전결승3번기제3국>



포스코의 김성룡 감독은 지난 1년 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패한 날은 입맛을 잃어 식사를 전혀 못했고 한번은 화장실에 가서 먹은 것을 토해야 했다. 자기의 대국은 거의 기권패를 당하게 되었다. 2004년 전자랜드배에서 우승해 한동안 '랜드김'이라는 애칭으로 통하던 김성룡이 지금은 자기의 공식 대국을 거의 포기하고 매일 출전선수 오더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의 노심초사 덕택에 포스코는 전년도 정규리그 7위에서 일약 1위로 뛰어올랐다. 정규리그 2위는 영남일보, 3위는 하이트진로, 4위는 킥스. 4위까지의 팀들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포스트시즌 우승을 다툰다. 정규리그 5위는 넷마블, 6위는 한게임, 7위는 신안천일염, 8위는 티브로드. 정규리그 1위는 4억원을 받고 8위는 8,000만원을 받는다. 백24는 즐거운 선수 활용이다. 중앙 흑대마의 탈출로를 선수로 봉쇄하고 있다. 어쩌면 흑25로는 중앙의 흑대마를 한 수 들여 살아두는 것이 정수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변의 흑진이 백에게 유린되면 어차피 흑이 진다. "과연 중앙의 흑대마가 살아 있는지 의문이야."(윤현석) "진작에 잡으러 갔더라면 잡혔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살아 있는 것 같아요."(김만수) 박정환은 억지로 잡으려고 하지 않고 실전보의 백28로 자기 진영을 보강했다. 이것이 정수였다. 참고도1의 백1로 잡으러 가는 것은 흑2, 4가 좋은 수가 되어 자체로 산다. A와 B가 맞보기인 것이다. 이창호의 흑35를 보고 박정환은 실전보의 백36으로 끝내기를 서둘렀는데 사실은 참고도2의 백1로 추궁하면 흑대마의 활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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