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정치투쟁에 실익도 없는데…" 집행부에 등돌리는 조합원

■ 현대차 파업 현실화<br>"내리꽂기식 파업투쟁 혼란·분열만 초래"<br>중도 합리노선 대자보 통해 집행부 비난<br>금속노조 총파업 동력 강력하지 않을듯


한국GM에 이어 현대·기아차의 가세로 완성차 업체의 연쇄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파업이 사업장 내 현안보다 정치투쟁에 골몰하는 구태를 반복하는 양상을 띠면서 막상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집행부의 행태를 꼬집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화물노조·건설노조 파업으로 시동을 건 노동계의 여름투쟁(하투)이 언뜻 본격화하는 모습이지만 올해 하투의 파괴력은 외형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회의적인 현장 분위기…"실익 없는 정치파업"=10~11일 이틀에 걸쳐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 4년 만에 파업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노조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특히 노조 내 각 현장 조직의 일반 조합원들은 이번 파업에 대해 탐탁지 않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의 정치파업 성격이 다분해 막상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합원 A씨는 "임금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것으로 파업에 나섰지만 아무래도 성급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무분규 타결을 기록한 전 집행부를 노사협조주의로 비판해온 현 집행부는 금속노조의 파업지침을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명분이 빈약해 현장 투쟁동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도합리 노선의 현장혁신연대도 대자보를 통해 "금속노조 총파업 투쟁일정에 급급해 실익 없는 내리꽂기식 파업투쟁은 혼란과 분열을 초래할 뿐"이라며 "과거 우리는 민노총ㆍ 금속노조의 총파업 지침을 충실히 수행한 결과 '묻지 마 파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고 결국 고립 외에는 얻은 것이 없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문가들 "파업 동력 크지 않을 듯"=민주노총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조합원은 15만명이며 이 가운데 61%가 현대·기아차,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 3사에 소속돼 있다. 오는 8월 말 4일간의 민노총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이들이 13일로 예고된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더라도 파업 동력이 예상외로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노동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유무역협정(FTA) 이슈 등이 맞물린 지난 2007년 금속노조 총파업 당시 수준만큼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가세했던 2007년 금속노조 총파업의 경우 한달 반 이상 이어지면서 평균 8만~10만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다만 이 위원은 "지난 3~4년간에 비해 올해 노사분규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정권 말기를 맞은 최근 노동조합이 다시금 활동력을 회복해가는 모습이라고 볼 여지는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지희 민노총 금속노조 대변인은 "2007년과 달리 완성차 업체 3사가 모두 동참하는 금속노조의 13·20일 총파업 때는 참여인원이 1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동력 확보를 통해 이번 정부 5년간 후퇴만을 거듭한 노동조건을 반드시 회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속 없는 하투…화물연대 파업 때 예견=올여름 노동계의 투쟁이 외양만큼의 실속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징조는 이미 지난달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의 파업 때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화물연대가 2008년 이후 4년 만에 파업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물류대란 우려가 제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노조까지 파업에 가세하면서 심상치 않은 하투 전조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했다.

하지만 건설노조는 불과 이틀 만에 파업이 종결됐고 우려했던 물류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운송거부율이 75~76% 수준에 달했던 2008년 때와 달리 올해 화물연대 파업은 이튿날 26.4%로 정점을 찍었을 뿐 그 외에는 줄곧 15~16%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입 피해액 역시 2,444억원(지식경제부 추산)으로 2008년 피해의 3% 수준에 불과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의 계절을 맞아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해왔던 노동 현안들을 이 기회에 다시금 이슈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불안정한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 스스로 무한정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합원들이 과거처럼 노조 지도부의 파업 동력에 순순히 따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나친 우려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한 태도로 올여름 노동계 투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