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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도시'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왜?
입력2010-07-12 21:23:46
수정
2010.07.12 21:23:46
"재정난 책임은 전임 시장에" 선긋기<br>'現시장 공약사업 원활 추진' 포석도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12일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지급유예를 선언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재정난이지만 시 재정위기의 책임이 전임 집행부에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성남시 재정이 “어려워졌다”고 표현하며 “이는 전임 집행부가 무리하게 대단위 사업을 하면서 돈을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성남시의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23%(5,345억원) 감소한 1조7,577억원이다. 이는 전임 집행부가 지난 4년간 판교특별회계에서 5,400억원을 전출해 신청사 건립과 공원로 확장공사 등 ‘불요불급한’ 거대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라고 밝혔다. 전임 집행부가 지방세율 인하와 경기침체 등으로 세입이 줄면 긴축재정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일반회계 부족분을 특별회계에서 전입해 사용한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전임 집행부는 판교특별회계에서 전용한 돈으로 공원로 확장공사에 1,000억원, 도촌~공단로 도로공사 등에 1,000억원, 은행2동 주거환경개선사업 정비기금 등에 1,400억원을 사용했다. 또 호화청사라는 지적을 받은 신청사 건립에도 판교특별회계에서 일부 돈이 들어간 것으로 새 집행부는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지급유예 선언에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성남시가 충분히 갚을 능력이 있음에도 이 시장이 모라토리엄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빚 상환을 늦춘 것은 재정난의 책임이 전임 시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지불유예를 통해 자신의 공약사업을 원활하게 이행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성남시는 재정자립도가 67.8%로 경기도 31개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고 재정자주도도 과천시(92.6%)에 이어 2위(86%)일 정도로 ‘부자 지자체’다.
새 집행부 관계자도 “성남시 재정이 파탄날 정도의 위기는 아니지만 전임 집행부의 잘못으로 야기된 판교특별회계 전입금 반환액을 당장 한꺼번에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민도 전임 진행부의 잘못된 행정을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후보 시절 ▦성남시립병원 설립 ▦구시가지 공원 조성 ▦분당~수서 지하도로 건립 ▦신분당선 미금역 환승센터 유치 ▦도시개발공사 설립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업권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 핵심공약을 이행하는 데만도 최소 1조원 이상 들기 때문에 전임자 때 발생한 빚을 우선적으로 변제하기는 힘들다는 게 이 시장 측 판단이다.
이 시장은 10대 때 성남 중원구 상대원공단에서 일하던 중 산재를 당한 뒤 고입ㆍ대입 검정고시를 2년 만에 끝내고 중앙대 법대를 졸업했다. 지난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나 판검사 임용을 거부하고 인권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2006년 지방선거와 2008년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했으나 지난 6ㆍ2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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