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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결국 해외에 손 벌린다

극심한 경제혼란 극복 위해

골드만과 10억달러 지원 협상

금융위기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가 결국 해외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02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이후 12년간 국제금융시장과 담을 쌓아온 아르헨티나 경제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이번 구제금융을 계기로 국제금융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재무부는 이날 저녁 성명을 내 "다수의 해외 채권자로부터 자금지원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앞으로 자금을 갚아나갈 일정과 금리 등 제의가 구체적이었으며, 특히 금리는 이웃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관영언론인 '파히나12'도 이날 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골드만삭스로부터 총 10억달러의 자금을 2년 만기 연 6.5%의 이자로 지원받는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며칠 내로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아르헨티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중국의 경기둔화, 비상식적인 경제정책 등으로 극심한 경제혼란에 시달려왔다. 비공식 물가상승률은 30%에 육박하고 올 들어 화폐가치도 미국 달러 대비 18.5%나 급락했다. 환가치는 1월 23일 하루에만 13%나 폭락하기도 했다. 외환보유액도 2월 말 현재 217억달러로 2006년 4월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결국 아르헨티나 정부는 해외에 손을 벌려 이 같은 혼란에서 빠져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파히나12는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골드만삭스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음으로써 '아르헨티나는 국제금융시장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인 부에노스아이레스해럴드도 "비록 큰 규모의 구제금융은 아니지만 흔들리는 아르헨티나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아르헨티나가 구제금융을 받는다면 2002년 디폴트 이후 처음으로 국제 채권자로부터 자금수혈을 받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아르헨티나가 그동안의 반시장적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시장논리에 순응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아르헨티나는 스페인 에너지 기업 렙솔로부터 국유화한 YPF의 지분에 대한 보상을 추진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최근 렙솔에 50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으며 이 방안은 27일 상원을 통과해 하원 표결만 기다리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12년 '에너지 주권회복'을 기치로 렙솔의 YPF 지분 51%를 일방적으로 국유화했으며 이는 아르헨티나가 국제금융시장의 논리를 무시하는 전형적인 예로 거론돼왔다.

또 최근 아르헨티나는 2002년 디폴트와 관련해 총 65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국제채권단체인 '파리클럽(Paris Club)'에 돈을 갚는 절차도 밟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민간이 조사하는 수치 간에 괴리가 커 정부가 수치를 조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달 13일에는 새로운 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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