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시작해서 오는 2018년까지 모두 8만6,000세대가 입주할 하남 미사지구가 최악의 교통난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휩싸이고 있다. 하남 미사지구로 이어지는 천호대로 지하차도 건설계획이 서울시의 반대로 변경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8년까지 대규모 세대가 입주하는 미사지구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천호대로 지하차도(황산교차로~상일IC~상일교차로 구간)와 우회도로 건설이 불가피하다. 실제 지난 2009년 확정된 정부의 미사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도 이같은 방안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1년 우회도로 건설을 백지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시가 강하게 난색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로 지하차도 건설 계획 마저 재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국토부는 서울시의 요구를 반영해 천호대로 지하차도 건설계획을 서울시 구간 1km를 추가 연장해 단순 확장하는 계획으로 변경 중"이라며 "이는 당초 교통난 해소 대책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교통대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남 미사지구에 8만6,000세대가 입주할 경우, 지하차도 구간으로 1일 2만5,000여 대의 차량이 추가로 통과하게 되는데, 단순확장만 하면 이같은 교통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경기도의 주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하차도 처리용량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평면 확장으로는 시간당 1만 대가 넘는 차량이 통과하는 상일 교차로를 개선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잠실역사거리와 같은 극심한 교통혼잡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천호대로 지하차도가 만들어 지면 생태공원교차로 4개 차로가 지하화되기 때문에 주변 교통병목이 극심해 강동구민들이 불보듯 뻔해 줄기차게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천호대로 지하차도가 생기면 생태공원 교차로의 4개 차로가 지하화되기 때문에 극심한 병목 등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서울시는 강동구민들의 집단민원 등을 고려해 반대의견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하차도가 건설되더라도 실질적인 혜택은 경기도가 보는 데 연간 수십억원의 지하차도 유지관리비 부담을 서울시가 고스란히 안게 되기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 시행자인 LH가 지하차도 공사비용이 도로 단순 확장때 보다 많이 들기 때문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도 지하차도 건설 추진이 어렵게 된 원인중 하나다.
천호대로 지하차도 건설 사업비는 2,380억 원으로, 모두 하남 미사지구에 입주할 주민들이 부담하고 있다. 천호대로 지하차도가 무산되고 차선 확장 공사로 진행될 경우에도 이 재원이 사용되기 때문에 미사지구 입주 주민들이 순순히 응할지도 미지수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시 경계부의 교통혼잡을 이유로 하남시에서의 차량진입을 억제하기 위해 지하차도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미사지구 입주예정 주민의 출퇴근 때 겪을 고통을 해결하는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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