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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지속·건보개혁 철회… "작은 정부로 가자"

美 공화당 중간선거 공약 발표<br>중도성향 유권자 표심잡기 나서<br>민주당과 상반… 전면전 불가피


미국 공화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재정지출 삭감과 모든 계층의 감세지속, 건강보험개혁법 철회 등을 골자로 한 오는 11월 중간선거 공약을 공식 발표했다. 공화당의 주요 공약들은 예상대로 버락 오바마 정부 및 민주당의 정책들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어서 미 정치권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특히 감세연장 문제에서 각을 세우고 있지만 내부사정은 확연히 다르다. 공화당이 부유층을 포함한 세금감면 연장 공약에 전적인 의견 일치를 이뤄낸 반면 민주당에서는 일부 중도성향 의원들이 당론에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선거를 앞두고 경고음이 커졌다. 이에 민주당은 23일 서민ㆍ중산층으로 대상을 한정한 오바마 정부의 감세연장법안을 중간선거 전까지는 표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민주당이 (공화당에) 항복했다"고 평가했다.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23일 이날 버지니아 근교의 한 철물점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에 대한 서약'(Pledge to America) 이라는 제목의 중간선거 공약집을 발표했다. 공약집은 ▦ 정부지출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축소 ▦ 부유층(연간 개인소득 25만달러 이상)을 포함한 모든 계층에 대한 세금감면 연장 ▦ 건강보험개혁법의 즉각 폐지 ▦ 낙태에 대한 정부지원 금지 등 총 33개의 안을 담고 있다. 미 언론들은 공화당의 이번 공약이 공화당의 전통적 이념인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과 리더십에 실망하고 있는 중도성향 및 무당파 유권자들을 포섭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공화당이 부유층의 세금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도움이 절실한 중산층 이하의 감세문제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힐난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공화당의 공약은 중산층을 붕괴시켰던 과거 정책들을 답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USA투데이는 또한 건강보험개혁법의 즉각 폐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상ㆍ하원을 이처럼 완전히 장악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화당은 아직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지 않다. 이달 여론조사 결과 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반대 비율은 56%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세문제와 관련해 여론은 공화당에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CNBC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부유층을 포함한 감세연장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반면 부유층에 대한 감세혜택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40%에 머물렀다. 민주당은 이처럼 최대 쟁점인 감세연장 문제가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데다 당내에서도 불협화음이 일면서 내분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앞서 바바라 박서 상원의원 등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부유층 감세연장을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게 도화선으로 작용하면서 당론이 흔들리고 있다. 이렇게 되자 민주당은 23일 "정부의 감세연장법안에 대한 표결을 중간선거 이전에는 강행하지 않겠다"면서 물러섰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올해 말까지 중산층에 대한 감세연장을 이뤄내야 하고, 실제로 할 것이다"면서도 "공화당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불가피성을 토로했다고 그의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외부의 시각은 냉정하다.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이 현재 (감세문제에 대한) 내분에 직면하면서 일부 의원들이 당론을 따르기를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감세문제에 대한 당론을 무조건 택할 경우 현재 여론을 감안하면 실제 선거에서 패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미 경제의 불확실성만 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치인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빨리 해야 한다"며 "불과 수개월 후의 세금문제도 방향을 알 수 없게 되면서 미 경제에는 집단적인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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