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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독도 영유권 강화를 위해 설치하려던 입도지원센터 건립계획을 취소한 데 이어 방파제 예산도 배정하지 않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5일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경북도,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독도 관광객의 편의와 조업 어선의 안전대피처 마련, 사계절 입도를 통한 독도영토권 강화 측면에서 추진돼온 방파제가 지난 2012년까지 설계가 완료됐으나 이후 착공예산이 전혀 배정되지 않고 있다. 총 4,074억원의 사업비(전액 국비) 중 기본계획 수립과 기본설계·실시설계에 74억원이 이미 투입됐으나 초기 착공예산 100억원이 내년 예산안에서 빠진 것이다.
독도 방문객이 2011년 18만명, 2012년 20만6,000명, 2013년 25만6,000명으로 급증하고 있지만 여객선 운항 가능 날짜가 연 43%에 그치고 막상 출항했다 하더라도 25%가량(7만~8만명)은 기상 악화로 회항하는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다. 정부는 경북도가 요청한 내년 100억원의 착공예산을 한푼도 반영하지 않은 채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1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외교부·해양수산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 취소 결정을 내린 것처럼 일본을 의식해 방파제 착공도 꺼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방문객 안내·대피·구급·안전을 위해 올해 30억원의 착공예산이 반영됐다가 한푼도 집행되지 않은 채 취소된 독도입도지원센터의 경우 '일본을 자극할 수 있고 외교마찰을 피해야 한다'는 외교부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앞서 2013년 말 독도해양과학기지 건설도 포기한 바 있다. 이종화 기획재정부 농림해양예산과장은 "독도 방파제의 경우 74억원의 설계비가 투입되긴 했지만 아직 정부 차원에서 착공을 한다고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정부 차원의 결정이 안 나 기재부에 예산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도를 포함하는 포항 남·울릉이 지역구인 박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정부가 군사시설도 아닌데 독도 입도지원센터 포기에 이어 방파제마저 건립하기를 주저하는 것을 규탄한다"며 "국민편의를 외면한 것은 물론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그동안의 정부 입장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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