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문화적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면 기업에 대한 이미지와 가치가 바뀌게 되고 이것이 바로 문화경영입니다.” 유상옥(72)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22일 수필집을 출간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우리 회사 제품이 좋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비자들은 상업적 광고로 받아들이게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문화적인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게 문화경영”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 회장은 최근 각종 신문ㆍ잡지ㆍ사보 등에 게재했던 수필들을 엮은 수필집 ‘문화를 경영한다’를 냈다. 지난 93년 출판한 ‘나는 60에도 화장을 한다’를 시작으로 ‘33에 나서 55에 서다’ ‘화장하는 CEO’에 이은 네번째 수필집이다. 항상 모든 사물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직접 메모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떠오르는 단상을 그때그때 적어놓는 습관이 유 회장 필력의 비결이다. 2003년 개관한 전시공간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스페이스씨’를 최근 새롭게 단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페이스씨에서는 현재 옛날 여인들이 사용하던 화장도구를 전시하고 있으며 젊은 작가들에게는 전시공간으로도 제공된다. 오는 11월에는 개장 2주년을 기념해 소나무 사진ㆍ그림 등을 전시하는 ‘소나무전’이 열릴 예정이다. 문화경영에 푹 빠져 있는 유 회장은 기업문화의 ‘문화화’에도 열성이다. 코리아나화장품에 입사한 모든 직원들은 천자문을 10번씩 써야만 정식직원으로 채용된다. 또한 토익점수가 700점을 넘지 못하면 간부로 승진하지 못한다. 유 회장은 “제 인생의 철학이자 기업의 경영이념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ㆍ배우고 때로 익히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과 기업만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를 생각할 나이인 55세가 되던 88년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창업 5년 만인 92년 1,3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1,5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화장품업계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저가화장품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자칫 잘못하면 3위 자리를 내줄 상황에 처했다. 유 회장은 “최근 2~3년간 침체를 면치 못했지만 그동안 브랜드 및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해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라며 “모든 임직원들이 소비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업이 되도록 체질을 바꿔 도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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