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붉은 재벌 헨리 폭 중국 정치인민협상회의 부주석이 지난 28일 베이징에서 사망했다. 향년 83세. 암에 걸린 뒤 오랫동안 투병해온 폭 부주석은 이날 오후7시 베이징 셰화(協華)의원에서 숨졌다. 그는 베이징 지도부가 신뢰하는 극소수 홍콩인 중 하나로 홍콩 반환을 둘러싼 중국과 영국간 협상이나 홍콩 기본법 기초, 둥젠화(董建華) 초대 행정장관 선임과정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에 이어 홍콩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재벌로 일컬어지는 폭 부주석은 포브스의 집계 결과 37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세계 181위 부자이다. 그는 23년 어부 집안에서 태어나 일제의 홍콩 침략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공항 잡부, 페리선 노동자로 일했다. 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에 대한 유엔의 금수조치가 시행될 때 선대를 조직, 중국에 군수 및 전략물자를 은밀히 지원하면서 큰돈을 벌었다. 그는 홍콩축구협회 회장을 지내고 베이징올림픽 유치를 지원하는 등 체육계에도 큰 공헌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향인 광저우 난샤(南沙)의 항만ㆍ정보통신단지에도 대규모 투자를 했다. 그는 카지노 지분에서 나오는 수익 모두를 자선사업에 돌리겠다고 밝히고 8억 홍콩달러를 홍콩 과기대에 쾌척하기도 했다. 그를 ‘진정한 애국자’로 평가하는 중국 지도부는 국가 지도자급의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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