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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소수인종들 어떻게 美 문화 풍요롭게 했나

■ 다인종 다문화 시대의 미국문화 읽기(태혜숙 지음, 이후 펴냄)<br>백인 문화에 저항·소통하며<br>역사속 중심으로의 성장과정<br>문학·영화·음악 통해 분석

세계가 열광하는 미국 문화는‘와스프(WASP: White Anglo-Saxon Protestant)’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다. 흑인 문학을 대표하는 ‘칼라 퍼플’ (세 번째 사진)은 미국 문학의 비판적 기능을 키웠고, 흑인 음악 랩은 백인 래퍼 에미넴(네 번째 사진) 등을 통해 전 세계 로 퍼져나갔다. 미국 내 소수 문화가 주류와 섞이면서 문화적 독창성을 만들어낸 사례들이다.




'용광로(Melting Pot)'에서 '샐러드 접시(Salad Bowl)'로… 미국이 백인우월주의를 벗어나 다양한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는 '샐러드 접시' 이론은 230년 된 청년국가 미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인종과 문화를 불문하고 사회 각 분야에 우수한 두뇌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은 덕분이다. 샐러드 접시란 다양한 야채들이 어우러져있어야 제 맛을 내듯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받아들이자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의 문화는 주류 미국사회를 일컫는 '와스프(WASP: White Anglo-Saxon Protestant)'로 대변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한 문화가 바로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미국 대중문화의 얼굴이다. 샐러드 접시에는 양상추만 보이고 나머지 유색 야채들은 모두 들러리였던 셈이다. 영문학자인 태혜숙 대구 가톨릭대 교수는 이를 '전 지구적 가부장 체제'라고 규정하고 미국의 정체는 토착 미국인의 터전을 빼앗고, 아프리카 미국인을 노예로 부리며,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해 온 핍박의 역사라고 말한다. 미국 주류의 문화적 시각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종과 계급이 어떻게 미국 백인문화와 교류하면서 풍성한 문화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그 동안 가려져 있던 미국내 유색 소수 인종들의 문화적 독창성을 문학ㆍ영화ㆍ음악 등에서 찾아냈다. '칼라 퍼플' '의식' '분노의 포도' 등 미국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 속에는 백인 우월주의, 백인성, 인종화에 대항하는 목소리가 담겨있다. 한 맺힌 흑인들이 마음의 안식을 찾기 위해 불렀던 재즈ㆍ블루스ㆍ랩 등은 변방에서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적인 소수민족들이 문화적으로 저항한 흔적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주류문화와 어떻게 소통하면서 미국 문화를 풍요롭게 가꿨는지를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저자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 가부장 체제'를 벗어날 묘책도 여기서 찾는다. 뉴욕에서 출발한 힙합은 전 세계로 퍼져 이제는 한국의 가수들도 힙합을 한다. 그러나 한국이나 아시아의 힙합은 미국 본토의 그것과 뿌리는 같아도 양상은 다르다. 이른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지구지역화)' 현상이다. 저자는 "상업화의 부정적, 피상적 영향에도 억압 형식에 저항하고 좌절과 의견을 말하게 하는 예술적 채널을 제공하는 고무적 결과를 유도한다"며 "미국 백인 주류 문화에 대항할 저항적인 힘이 전 세계에 퍼질 가능성과 잠재력은 충분히 있다"고 내다본다.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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