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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지수 WTI 제역할 못한다"

수요감소보다 원유 재고량에 민감<br>브렌트유보다 10弗 낮아 신뢰 추락


국제유가의 벤치마크 지수로 사용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유가동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가격과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간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10달러 이상 벌어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의 2월 인도분 WTI 가격은 장 중 배럴당 33.70달러까지 하락한 끝에 전일 대비 5.04%내린 35.40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이날 ICE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의 낙폭은 겨우 1.2%에 그쳐 배럴당 44.53달러를 기록했다. 16일 시간외거래에서도 가격 차는 더 커져 12달러를 웃돌았다. 두 원유간 가격 차가 통상 3달러 내외에서 10달러 넘게 벌어진 것은 올들어 WTI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하락했지만, 브렌트유는 상승흐름을 탔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캐피털의 코스탄자 자카지오 애널리스트는 "WTI가 국제 원유시장 지표로서의 역할을 못하면서 국제 원유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WTI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오클라호마 커싱 저장소의 원유 재고량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 WTI의 하락 압력을 더 키웠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커싱의 원유재고량은 지난 2004년 이후 최고 치인 3,300만배럴에 달한다. WTI보다 통상 배럴당 4~5달러 낮게 형성돼왔던 미국 국내 유가 지수(Mars blend)도 최근에는 오히려 3달러 이상 높아 WTI가격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자카지오 애널리스트는 "WTI가격이 미국 내 전반적인 원유 수요 감소를 반영하기 보다는 커싱 원유 재고량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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