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삐’. 운전을 하다가 잠시 딴 생각에 빠져들었을 때 여지없이 경고음이 울린다. 얼른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가 차선을 밟은 채 움직이고 있었다. 더 이상 일탈(?)을 하면 위험하니 주의하라는 신호였다. 쌍용자동차가 최근 선보인 ‘2007년형 뉴체어맨’은 말 그대로 최첨단 신기술의 경연장이다. 우선 심장부터 다르다. 벤츠의 엔진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3,600cc급 엔진을 탑재한 CM700 시리즈 모델은 국내 최고급 대형 승용차의 위용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다양한 첨단 기술은 이 차에 올라타자 마자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든다. 시동을 건 뒤 주차(사이드) 브레이크를 풀려고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도무지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아차 싶어 차량 설명서를 자세히 살펴 봤더니 주차 브레이크를 스스로 작동하고 해제하는 ‘전자동 파킹브레이크(EPB)’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그냥 액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차가 움직이는 구조다. 반대로 언덕길에서도 브레이크를 약 2초 이상만 밟고 있으면 저절로 주차 브레이크가 걸려 차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일단 궁금증이 해결됐으니 이젠 달려볼 차례. 고속주행에 안성맞춤인 자유로에 접어든 순간 이번에는 계기판 가운데에 노랗게 표시된 ‘차선이탈경고시스템’이 눈에 확 들어온다. 부주의로 한 눈을 팔거나 졸음운전을 하면서 잠시라도 차선을 밟거나 이탈하면 즉각 경고음을 발생시켜 정신이 확 들게 하는 장치다. 운전대를 일부러 약간 옆으로 움직였더니 계기판의 디스플레이 창에서 차가 차선에 다가가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더 이상 옆으로 움직이면 위험하다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다시 자세를 바로 하고 액셀레이터를 더욱 힘껏 밟았다. 어느새 힘차게 앞으로 치고 나가는가 싶더니 또 하나의 첨단 신기술인 ‘전자제어 에어서스펜션’ 장치가 작동하면서 자동으로 차체가 낮아진다. 고속으로 달릴 때 차체를 낮춤으로써 공기저항을 줄여 승차감을 한층 높여주기 위한 배려다. 그래서인지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서도 부드럽고 조용하게 달린다. 뿐만 아니다. 신호에 걸려 잠시 멈출 때마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조절을 비롯한 거의 모든 기능을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는 장치들이 하나씩 신기한 모습을 드러냈다. 라디오 볼륨 조절 등 일부 장치가 다소 생소하면서 크기가 작아 운전 중 다소 신경이 쓰였지만 대부분의 장치를 리모콘으로 작동할 수 있어 큰 불편은 없었다. 문득 운전자를 별도로 두고 뒷좌석에 편안히 앉아 다양한 편의장치를 시험해 보면 한층 더 안락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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