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없는 시간대 자기車로 출근 사고'… 업무상 재해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시간대에 출근해야 하는 직업일 경우, 자가 승용차로 출근을 하다 사고를 당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부(판사 정승규)는 공판장에서 야간 청과 경매 업무를 하는 강모씨가 “업무 특성 상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시간대에 출근을 해야 했고, 자가 승용차로 출근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이 요양 승인을 거부했다”고 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강씨는 통상 새벽 1시 무렵에 집에서 출발해야 하므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어렵고, 회사가 지급하는 월 17만원의 교통보조비로는 택시로 출ㆍ퇴근하기도 곤란하다”며 “개인차량 이용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강씨는 지난해 2월 새벽 2시 40분께 승용차를 몰고 야간 경매일을 하러 출근하던 중 도로 반대편에 설치된 구조물을 들이받고는 사고를 당해 골절상을 입었고, 공단에 요양 신청을 했다. 공단은 그러나 “회사에서 출근용으로 제공한 차량이 아닌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했으므로 이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요양 승인을 거부했고, 이에 강씨는 소송을 냈다. 한편 그동안의 대법원 판례는 회사 측이 제공한 통근 차량 등을 이용하다 사고를 당하면 업무상 재해가 되지만 개인 차량으로 출ㆍ퇴근하다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