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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中·日관계 '불안한 봉합'

러ㆍ일 ‘평행선’, 미ㆍ일은 ‘전략적 유착’…3色 외교

14일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은 일본과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아ㆍ태지역 주요국들의 치열한 외교각축의 장(場)이었다. 특히 개최국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사방으로 틀어진 외교관계를 풀기 위해 지난 1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영토문제가 얽힌 중국, 러시아와의 갈등 해소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이라는 공통의 맞상대를 겨냥해 미국과는 굳은 악수를 나눴지만, 여기에도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실정이다. 요코하마 APEC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가장 공을 들였던 중국과의 정상회담은 ‘파국’을 막은 회담 성사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정도에 그쳤다. 30분 전에 급작스레 확정된 두 정상의 회동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일관한 후 주석과 어색한 미소로 관계 개선을 시도한 간 총리의 22분간의 짧은 만남으로 마무리됐다. 두 정상은 ‘전략적 호혜관계’를 발전시킨다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정작 관계악화의 원인인 센카쿠 열도 문제에서는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전했다. 실제 회담 후 중국외무성과 일보 관방성은 센카쿠 문제에 관해 일체 언급을 회피, 이날 회동에서 두 정상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결국 간신히 이뤄진 이번 회담은 중일관계 파국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제스처로 풀이된다. 한 중국 관계자는 “APEC 의장인 간 총리를 만나지 않았다면 중일관계는 한층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방영토 갈등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마련된 러일 정상회담도 평행선을 그렸다. 쿠나시르섬 방문으로 일본과의 영토분쟁에 불을 지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북방 4개섬이 “러시아의 영토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하고 “어느 지역을 방문할 지는 나 자신이 결정할 문제”라며 시종일관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이라는 공통된 견제대상을 둔 미국과는 굳게 손을 맞잡았다. 올해 미일 안보보장조약 개정 50주년을 맞아 오바마 대통령과 간 총리는 안보, 경제 동맹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내년 봄 간 총리의 방미 일정에 맞춰 양국 공동성명을 내놓기로 합의했다. 다만 손을 맞잡으며 활짝 웃은 두 정상의 뇌리 한 켠에는 아직 풀지 못한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기지이전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경제ㆍ군사 양면에서 대두되는 중국을 겨냥해 일단은 결속을 확인했지만, 후텐마 기지이전 문제 해결 없이는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한 간 총리 외교정책의 앞날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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