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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월 22일] 40~50대 고용안정책 시급

방하남(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 및 한국의 인구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오는 2010년 11%에서 2025년께 약 20%로 증가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낮은 출산율(1.13명)이 유지되고 평균 수명(79.1세)이 늘어나면 2050년께는 인구 100명 중 38명이 고령자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정년보다 평균 4년빨리 퇴직
인구 고령화는 필연적으로 노동력 고령화를 동반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4년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가운데 50세 이상의 비율이 2010년 약 30%에서 2020년 약 40%로 높아지고 2050년에는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민연금 수급연령(60~65세)과 일치하지 않는 정년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부가조사(2008)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정년은 약 57세인데 실제 퇴직연령은 53세 정도다. 중고령 근로자 대부분이 정년보다 4년 정도 조기 퇴직 당하는 것이다. 기업이 정년을 정할 때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고 정년이 현저히 낮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정년연장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지만 법적 구속력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반면 선진국들의 경우 강제 정년퇴직제도를 연령차별금지법으로 금지하거나 통상적인 공적연금 수급연령인 65세에 정년을 맞추고 있다. 일본은 이미 15년 전에 의무최소정년을 60세로 정했고 현재 65세로 상향 조정하려 하고 있다.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일찌감치 밀려난 중고령층 근로자들은 대부분 자녀교육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장들이다. 이들 중 거의 절반이 영세 자영업자가 되고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할 경우 60% 이상이 임시ㆍ일용직이어서 고용의 질이 낮다. 55세 이상 신규 일자리 중 70% 이상은 임금수준 하위 30%에 집중돼 있다. 중고령층 근로자의 고용불안과 실직은 가구원들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인 자녀교육에도 악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부익부 빈익빈 사회’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경제활동을 접고 최종적으로 은퇴하는 연령은 평균 68세 정도로 선진국보다 5년 정도 늦다. 53세부터 약 15년 이상 생계를 비정규ㆍ임시 일자리로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ㆍ퇴직연금 등 노후소득보장 장치가 미성숙하고 약하기 때문에 늦게까지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 우리 노동시장은 저성장에 따른 일자리 증가율 감소, 고학력자 초과 공급에 따른 청년층 실업증가ㆍ장기화 등 여러 악재에 휩싸여 있다. 특히 40~50대 중고령층의 고용불안과 고용의 질 악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고착돼가고 있다. 개인들의 무능력ㆍ불운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가장 근본적인 대안은 장기적으로 선진국처럼 연령에 따른 강제퇴직제도를 없애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가장 실현 가능한 대안은 현재 고용보험에서 하고 있는 고령자 고용안정ㆍ촉진사업들을 통폐합, 55~64세 고령층 근로자에게 초점을 맞춰 정년까지의 고용안정과 정년연장을 적극 유도ㆍ지원하는 것이다. 가칭 ‘법정정년도입 장려금’을 신설하고 정년연장ㆍ계속고용 장려금을 ‘고령자고용연장 장려금’으로 통합하는 것 등이 있을 수 있다. 아울러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조기 퇴직한 근로자들에게 고용보험에서 특별연장급여를 주고 안정된 고용이 이뤄질 때까지 구직활동ㆍ전직훈련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근로기준 유연화 병행 추진을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현실적으로 작동하려면 고령자 고용ㆍ정년연장 비용을 기업에만 부담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개별 근로자 차원에서 정년을 앞두고 고용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적정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선택적 정년연장제와 같은 근로기준 유연화 조치들이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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