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7%를 기록하면서 경기둔화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바로 전 분기인 지난해 4·4분기의 7.3%에 비해 소폭 하락한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4분기의 6.6%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성장률 둔화는 내수부진과 수출감소 등 경제지표 하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7.0%에 한참 못 미쳤고 3월 소매판매도 10.2% 느는 데 그쳐 예상치(10.9%)를 밑돌았다. 3월 수출·수입 역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6%, 12.7% 감소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최근 두 달 연속 1%대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분기 성장률이 7%에 턱걸이하면서 당초 중국 정부가 목표로 삼은 연간 성장률 '7.0% 안팎'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지표 하락이 오히려 중국 정부의 조기 경기부양책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앤드루 포크는 "경제성장 모멘텀이 3월 이후로 확 떨어졌다"며 "이는 앞으로 경기부진에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말과 올 3월 두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을 비롯해 지급준비율 인하, 역환매조건부채권 발행 등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성장률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인하 등을 통해 돈을 더 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성장 엔진이 식으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인도가 7% 이상 성장해 중국의 성장률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인도가 7.5% 성장하는 반면 중국은 6.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인도의 성장률이 중국을 앞지를 경우 이는 1999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기업투자도 살아나지 않고 있는 반면 인도는 최근 정책혁신과 지속적인 투자유치, 저유가로 성장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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