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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30% 육박] 씨마른 전세에 '보증부 월세'로 발길… 주거비 줄일 묘책 나와야

중구·강남구 등 인기 지역은 월세 거래 비중 40% 육박

세입자 주거비 급증에 허덕…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필요



올해 말 출산을 앞두고 아이와 함께 살 아파트를 알아보던 직장인 장모(36)씨는 전세를 찾기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포기하고 월세로 눈을 돌렸다. 전세 물량 자체가 별로 없는데다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을 조정해보려고 시도라도 할 경우 곧바로 다른 계약자를 찾으면 된다며 거절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장모씨는 "보증금 비중을 최대한 높이고 월세를 낮춰 계약할 수 있는 아파트를 찾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조차 월세 비중이 30%에 육박하면서 전세 시대 종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치솟는 전세가에 임차인들이 떠밀리듯 월세 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는 것이다. 임대인들 역시 저금리 여파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을 때는 임차인에게도 가격 상승의 열매가 전달되는 구조였지만 현재는 시장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강남구 등 인기 지역, 10건 중 4건이 월세=서울경제신문이 올 2월 현재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전체 전월세 거래 대비)을 살펴본 결과 평균은 28.8% 였다. 지난 2012년 2월의 15.7%보다 급상승했다.

지난해 치솟은 전세가로 2월 현재 일부 구는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월세 거래 비중이 중구 39.7%, 강남구 35.6%, 종로구 35.4%, 서초구 34.5% 등 이른바 인기 지역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높았다.

서울에서도 전세가와 매매가가 차이가 없는 단지가 급증하고 있다. 돈 있는 수요자야 매매로 전환하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임차인들은 보증부 월세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임차인들이 치솟는 전세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월세 매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P공인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는 정년퇴임 후 당장 의료보험액수가 늘어나는 등 지출이 커지니까 월 임대소득을 기대해 전세에서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월세…연착륙 묘수 필요=문제는 월세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주거비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월세 세입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울연구원이 지난 2013년 서울시내 7,500가구를 조사한 결과 1억6,156만원 전세를 순수 월세로 전환할 때 부담해야 하는 월 주거비는 43만원에서 103만7,000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월세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보증금의 비중이 높은 '보증부 월세'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시장 변화를 인정하고 이를 연착륙 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임대주택 공급량을 늘려 수요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주거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시장 변화를 인식하고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 스테이'를 지난해 발표했다. 다만 전세난이 심각한 서울의 경우 높은 토지 매입비 등에 따라 공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월 임대료가 100만원 이상으로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초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공급량이 늘어나고 안정되면 임대료 등이 시장 상황에 맞게 적정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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