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주택건설업체는 물론 대형 업체마저 분양 성수기인 오는 9월에도 분양규모를 대폭 축소,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업체마다 신규 분양에 소극적인 것은 부동산시장이 워낙 침체돼 분양을 하게 되면 곧바로 미분양으로 이어져 회사의 자금난이 가중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주택협회가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81개 대형 건설회원사들을 대상으로 9월 분양계획 물량을 집계한 결과 2,004가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246가구 ▦경기 855가구 ▦지방 903가구 등이다. 이 같은 규모는 8월(2,737가구)보다 26.8%나 감소한 수치이며 지난해 1월(1,535가구)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지난해 9월(1만4,884가구)과 비교할 때 86.5%나 급감한 것이다.
더구나 실제 분양실적은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8월의 경우 계획물량은 2,737가구를 기록했지만 실제 분양주택은 451가구에 그쳤다.
7월 역시 분양계획 물량은 3,960가구에 달했지만 실제 분양주택은 772가구였다. 7월과 8월의 분양계획 대비 실적 비율은 각각 19.5%, 16.5% 수준에 불과했다.
9월 역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매년 월평균 1만~1만5,000가구를 분양하던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이 이처럼 신규 분양에 소극적인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우려감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조조정과 사업축소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형 건설사는 올해 계획된 물량의 30%가 넘는 7만가구 안팎의 분양을 포기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금의 상황이 이어지면 포기 및 연기 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주택협회의 분석이다.
권오열 한국주택협회 부회장은 "대형 주택건설업체마저 분양 성수기인 9월에 분양계획을 잡지 않는다는 것은 민간주택 공급기반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하루 빨리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민간에서도 주택공급에 나서 주택시장 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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