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장관은 2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한반도 경제포럼 조찬 강연에서 "북한은 과거에 늘 봐왔던 관(官)과 민(民)을 분리시켜 문제를 어물쩍 넘기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이 나름대로 무슨 전술이니 하는 방식에 우리가 끌려들어갈 생각은 없으며 그렇게 수를 쓰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어 "개성공단에 기업인을 보내고 관리위원회 관계자를 올려 보내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고 하더라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그것은 북한이 군 통신선을 차단한 3월27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 3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벌어진 일이 다 사라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장관은 최근 개성공단 정상화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입주 기업에 양해를 구했다. 류 장관은 "정부는 입주업체의 어려움만 고려하면서 움직일 수 없다"며 "북한과 게임을 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꼬드기든 겁박을 주든 그런 식의 발상으로 대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여러 분위기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정부의 전략적 인식이나 정책이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북일 양자 접촉시 보인) 일본의 행동은 돌출행동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또한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여러 의혹을 사는 행위를 하지 말고 정부가 제안한 당국 간 대화에 나와야 한다"며 "북한이 당국 간 대화라는 합리적인 길을 외면하고 다른 길로 가겠다는 것이 여러 의구심을 초래하고 있다"며 북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북한의 대화 제의를 수용해야 한다며 정부를 재차 압박했다. 김 대표는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제안한 6·15행사 공동개최와 관련해 "남측 위원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결단해주기를 부탁드린다"며 "북한의 태도에 변화 조짐이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민주당 의원 일부가 국회 정문에서 진행하는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를 위한 3,000배' 행사를 방문∙격려하는 등 여론몰이에 힘쓰고 있다.
한편 북한은 이날도 우리 측 대화 제의에 대한 응답 없이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우리나라가 핵 보유국이 된 것은 우리가 반제대결전을 총결산할 수 있는 근본 열쇠를 쥐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제국주의와의 대결에서 최후 승리는 강력한 핵 무력에 의해서만 담보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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