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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15일] UR

1993년 12월15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 116개국이 자유무역에 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타결이다. 1986년 첫 회의가 시작된 이래 7년3개월 만이다. UR협상 타결로 1947년부터 44년간 유지돼온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가 막을 내리고 세계무역기구(WTO)가 닻을 올렸다. 양자의 차이는 농업과 서비스시장 포함 여부. WTO체제를 피할 수 없었던 한국은 마지막까지 지켰던 쌀 시장을 내줬다. 분노한 농심(農心)은 10년이라는 유예기간에 만족하지 않았다. 국회에서는 ‘쌀 주권 포기’ 공방이 펼쳐졌다. 정부는 UR를 농업경쟁력 배양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지만 결과는 딴판이다. 협상 타결 당시 가구당 683만원이던 농가부채는 2003년 2,662만원으로 4배 가량 늘었다. 가구당 소득이 1,698만원에서 2,688만원으로 58% 증가했으나 1,773만원에서 3,528만원으로 늘어난 도시가구의 증가율 80.1%에는 미치지 못한다. 도농(都農)격차 확대는 이농현상 심화를 낳았다. 504만명이던 농촌인구가 353만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60세 이상 인구는 127만명에서 138만명으로 늘어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에서 2.7%로 격감했다. 물론 결실도 없지 않다. 농업진흥지역이 늘고 벼농사 기계화율이 99%로 올라왔다. 농산물 유통구조도 개선됐다. 10년간 57조원이 들어간 결과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관세유예기간 종료되는 내년부터 기간연장이든 관세화든 외국 쌀이 더 들어오게 돼 있다.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119조원을 투입해 농촌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마지막 기회가 남은 셈이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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