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이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여자 육상의 대들보’ 이연경(29ㆍ안양시청)이 25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00m 허들 결승에서 13초23만에 결승선을 끊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1986년 서울대회에서 800m, 1,500m, 3,000m 3관왕을 달성한 임춘애 이후 24년 만이며 여자 단거리 트랙에서는 아시안 게임 출전 사상 첫 번째 금메달이다. 이연경은 전날 예선에서 13초22를 뛰어 조 3위로 간신히 결승에 올랐다. 7레인에 자리잡은 이연경은 참가 선수 중 두 번째로 빠른 스타트 반응속도 0.133으로 무섭게 치고 나갔다. 이연경은 3~5레인의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뒤 나탈리아 이보닌스카야(25ㆍ카자흐스탄)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정상을 밟았다. 김덕현(25ㆍ광주광역시청)과 정순옥(27ㆍ안동시청)이 남녀 멀리뛰기를 석권한 데 이어 이연경도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3개나 수확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대회를 앞두고 예상한 내부 목표치인 금 1, 은 1, 동 6개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26일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 남자 창던지기의 박재명(29ㆍ대구시청)과 정상진(26ㆍ용인시청)이 금메달 행진을 이어간다면 한국 육상은 이번 대회를 금메달 4~5개로 마감할 수도 있다. 만약 금메달 5개 이상을 따내면 지난 1998년 방콕 대회(금4, 은3, 동2) 이후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남자 경보 50km에서는 한국기록을 경신했으나 아쉽게 메달은 따지 못 했다. 임정현(23ㆍ삼성전자)은 아오티 주경기장 앞 도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3시간53분24초를 찍고 4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임정현의 이번 기록은 올초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3시간55분56초)을 2분 이상 앞당긴 것이다. 8년 만에 동메달을 기대했던 리듬체조는 아쉽게 메달 수확에 실패했다. 신수지(19), 이경화(22), 김윤희(19ㆍ이상 세종대), 손연재(16ㆍ세종고)로 팀을 이룬 한국 여자 리듬체조 대표팀은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팀 경기에서 줄-후프-볼-리본 4종목 합계 255.850점을 획득, 일본(256.450점)에 소수점에서 뒤져 4위에 머물렀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리듬 체조의 강국’ 러시아의 문화를 이어받은 카자흐스탄(271.050점)과 우즈베키스탄(259.350점)이 각각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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