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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대장이 '장애인 돕기' 패션쇼 모델로

지난 2일 오후6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디자이너 리디아 신의 자선 패션쇼에서 김성일 전 공군 참모 총장이 패션모델로 나서 무대를 걷고 있다. /사진제공=리디아 신

전 공군 참모 총장이자 현 대한장애인축구협회장인 김성일(61ㆍ사진) 예비역 대장이 다문화가정 이웃과 장애인을 돕기 위한 자선 패션쇼에 모델로 나선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W호텔에서 디자이너 리디아 신의 여성복 패션쇼에서 깔끔한 슈트를 차려 입고 런웨이에 모델로 등장했다. 김 전 총장은 8일 "우리 주변의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처음에는 평생 군문(軍門ㆍ군대를 비유하는 말)에 몸담은 사람에게 패션쇼 모델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축구협회장으로서 "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한번만 나서달라"는 말을 듣고는 승낙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김 전 총장의 설명이다. 막상 모델을 승낙했지만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패션쇼 시작 3시간 전인 오후3시까지 패션쇼장에 도착해 기본적인 워킹을 배우고 화장을 해야 했다. 김 전 총장은 "아마 그날이 내 평생 가장 오래 화장한 날이었을 것"이라며 "연습할 때는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실전 무대에 서니 30m 남짓한 런웨이가 정말 길어 보이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디자이너 리디아 신은 "패션쇼가 있을 때마다 모델로 모시고 싶을 정도"라며 '패션모델' 김 전 총장을 극찬했다. 김 전 총장은 2007년 공군 참모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가대표 장애인축구선수단에 공군사관학교 운동장을 연습장으로 제공한 인연으로 장애인축구협회장을 맡게 됐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장애인 선수들은 연습할 공간을 찾아 유랑생활을 하고 있다"며 "우리 장애인 선수들을 도울 수만 있다면 몇 번이고 패션쇼 무대에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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