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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8월 20일] 중국을 아십니까?

오영호(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얼마 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중국의 ‘환구시보’라는 신문에 난 기사를 요약한 것인데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중국인을 무지하고 야만스럽게 그려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설마 우리 제작자가 중국인을 무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작품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주장처럼 한국인들이 어렸을 때 받은 반공교육 때문에 중국을 이상하게 본다든가 한국 정부가 역사나 영토문제를 제기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중국이 한국보다 뒤떨어지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갔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여전한 것 같다. 약간만 여유를 갖고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선입견을 갖고 판단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비위생적이며 돈에 집착하는 중국인’이라는 주장만 해도 끊임없는 전란의 한복판에서 살다 보니 불안한 마음에 금(돈)을 중시하고 상대적으로 외양은 소홀히 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연관 지으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중국의 계몽사상가 량치차오가 자국민을 전란에 희생당한 ‘육민(戮民)’으로 표현한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 중국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가 알던 마오쩌둥의 중국, 문화혁명의 중국인은 더 이상 찾기 힘들다. 국유기업으로 누려온 ‘쇠밥그릇[鐵飯碗]’은 깨진 지 오래다. 중국 젊은이들의 가치관이 미래 지향적에서 금전 지향적으로 변하면서 존경하는 인물도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에서 유명 기업인으로 바뀌었다. 우리 대중문화가 중국에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파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중국인들의 이런 변화는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오히려 중국인들의 유연한 태도와 낙관적인 기질은 미래 중국의 가장 큰 자산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식의 생활자세나 자본주의의 길을 걸으면서도 굳이 ‘중국식’이라는 형용사를 붙여가며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합리화하는 태도가 대표적이다. 한국인이 즐기는 고스톱은 서로의 공간을 넘나들며 자연스레 어울리지만 신체접촉을 꺼리는 중국인의 마작은 널찍한 테이블에서 자기 패만 만진다는 말이 있다. 철저히 자기 공간을 지키며 남과 구별하려는 중국인의 속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이야기지만 일단 그 공간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라도 그들 안에 들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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