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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12일] 일본-대만의 반도체 업체 통합과 파장

세계 3위 반도체 업체인 일본의 엘피다메모리와 대만의 파워칩ㆍ프로모스테크놀로지ㆍ렉스칩 등 4개 사가 경영통합에 합의해 세계 반도체 판도에 큰 변화가 불기피해졌다. 경제불황 속에서 반도체 업계의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미 5위 업체인 독일의 키몬다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데 이어 국경을 초월한 반도체 업체 통합은 다른 산업의 구조 및 경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는 공급과잉과 가격폭락 속에서 한계상황에 시달려왔다. 엘피다는 지난해 4ㆍ4분기 매출규모보다 큰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대로는 1ㆍ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추격하기는커녕 주저앉게 된다는 절박감에서 통합에 나선 것이다. 4위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대만 업체와 합병설이 나돌고 7위인 대만의 난야도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엘피다와 대만 3사와의 통합은 일본과 대만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특이한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합으로 세계 2위 업체로 부상한 엘피다 등은 양국 정부의 금융지원을 배경으로 한국 반도체 업체와 규모의 경쟁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한국이 선두를 달리는 휴대폰ㆍLCDㆍPDP 등에도 이 같은 형태의 통합을 통한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국내 반도체ㆍLCDㆍPDPㆍ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계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일본과 대만과의 격차를 벌려왔다. 최근 삼성전자가 40나노급 D램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하아닉스도 44나노 제품 개발로 선두의 입지를 굳혔는데 엘피다 등의 통합으로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LCDㆍPDPㆍOLED도 일본과 대만 업체가 공적자금 지원 속에 손 잡고 추격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기술격차가 있고 일본ㆍ대만ㆍ독일 업체가 줄줄이 백기를 들었다고 하더라도 일본이 기술과 자금을 바탕으로 대만 업체를 지원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구조조정 등으로 급변하는 세계적인 산업대전에 대응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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