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회장이 창립 93년 만에 최악의 실적 부진과 이사회와의 협의 없는 일방적인 인수 합병(M&A)추진으로 조만간 경질될 전망이다. 메릴린치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스탠리 오닐 회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고 후임자 인선에 착수했다. 오닐 회장이 교체될 경우 뉴욕 월가 투자은행 가운데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인해 퇴진하는 첫번째 최고경영자(CEO)로 기록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퇴진이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회장과 제임스 케인 베어스턴스 회장 등에게도 문책의 불통이 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닐의 후임에는 내부인사인 그레고리 플레밍 공동회장과 로버트 맥캔 메릴린치 증권 CEO외에도 외부인사인 로렌스 핑크 블랙록 회장, 골드만 삭스출신의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 CEO등이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저널은 메릴린치가 지분 49%를 소요하고 있는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로센스 핑크가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5일 오닐 회장과 저녁식사를 함께 해 인수인계 문제를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그는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지만, 거대 금융회사를 운영해온 경험이 없는 것이 흠이어서 플레밍 회장과 경영권을 나눠 가질 가능성도 나온다. 하바드대 MBA출신인 오닐 회장은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투자은행 최고 경영진에 오른 인물로 지난 2002년 12월 취임 후 고수익 창출을 위해 고위험 상품 투자를 독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자초한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퇴직할 때 3,000만 달러의 퇴직금과 1억2,900만 달러 어치의 주식 등을 합쳐 최소 1억5,900만 달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