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만점에 10점'. 손흥민(21ㆍ레버쿠젠)이 한국인 유럽리그 사상 첫 해트트릭(한 경기 3골 이상)을 기록해 해외 주요매체가 매긴 평점에서 '만점 퍼레이드'를 펼쳤다.
유럽의 유명 스포츠전문채널인 유로스포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에게 10점 만점을 줬다. 독일 일간 빌트 역시 최고평점인 1(1~5점 중 5점이 최저)을 매겼으며 축구전문매체 골닷컴도 5점 만점을 줬다. 골닷컴을 비롯해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홈페이지 등은 손흥민을 경기 MVP로 뽑았고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나서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손흥민의 해트트릭 소식을 전하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손흥민은 이날 새벽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끝난 함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12라운드 경기에서 3골 1도움을 몰아쳤다. 한국인이 유럽리그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기는 손흥민이 처음이다. 과거 분데스리가에서 7시즌 통산 98골이나 기록한 차범근(전 수원 감독)도 해트트릭 경험은 없다. 설기현(인천)이 지난 2001년 안더레흐트(벨기에) 소속으로 해트트릭을 올린 적이 있지만 무대가 리그 경기가 아닌 벨기에 슈퍼컵이었다.
9월25일 독일축구협회컵 이후 골이 없던 손흥민은 40여일 만인 이날 작심한 듯 친정팀을 폭격했다. 전반 9분 만에 왼발로 선제골을 터뜨리더니 8분 뒤 수비수 2명 사이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가 왼발로 그물을 흔들었다. 2대2로 맞선 후반 10분엔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5대3으로 이긴 레버쿠젠은 2위 도르트문트(승점 28)와 승점차 없는 3위에 자리했다. 시즌 성적을 6골 5도움으로 늘린 손흥민은 "경기 전 부담감이 많았지만 즐겁게만 하자고 생각했다"며 "생각대로 잘해냈고 경기에서도 이겼다. 하지만 친정팀에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11일 귀국하는 손흥민은 스위스(15일), 러시아(19일)와의 대표팀 평가전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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