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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청와대 홍보라인의 조급증

[기자의 눈] 청와대 홍보라인의 조급증 권구찬 기자(정치부) chans@sed.co.kr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북한 미사일 사태에 대한 언론 보도 논조에 참다 못했는지 기어코 사고(?)를 치고 말았다. 홍보수석실은 미사일 발사 5일째인 지난 9일 글 쓴 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청와대 홈페이지에 ‘안보독재 시대의 망령에서 벗어나자’는 글을 올렸다. 요지는 이렇다. ‘과거 안보독재 시절 북한의 위협을 과대 포장해 야당과 시민을 탄압했는데 지금은 정반대다. 정부는 차분하게 대응하는데 야당과 일부 언론이 위기를 부풀린다. 대통령의 제일 관심사는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미사일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이제는 안보독재 시절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기숙 전 홍보수석의 표현처럼 ‘안보장사’하는 보수 언론의 논조에 대한 공격을 담은 이 글은 사실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앞서 서주석 청와대 안보정책수석은 6일 ‘국적 없는 보도, 국익 없는 보도’라는 글을 통해 차분한 대응기조가 왜 필요한가를 설명하고 언론에 책임 있는 보도를 당부했기에 홍보수석실의 글은 중언부언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같은 내용을 또 다시 띄운 것은 홍보수석실에서도 ‘뭔가 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조급증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글 내용이 외교적 논란과 대북 메시지의 혼선을 담고 잇는 것도 유감스럽다. 홍보수석실은 “우리나라 안보 차원의 위기였는가”라고 반문하고 “어느 누구를 겨냥한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정부가 성명을 통해 “도발적 행위”라고 규정한 것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북한 미사일 문제를 미국ㆍ일본과 달리 냉정하고 차분하게 풀어야 하는 우리만의 지정학적 특수성은 분명 있다. 선거를 앞두고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미국, 군국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의 정치적 상황이 우리와 다른 것도 사실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주말 방한기간 내내 “한국과 미국ㆍ일본이 3자간 조율해서 한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그러면서 “한미간에는 한목소리를 갖고 반응을 보였다”며 애써 시각차를 메우려 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책임 있게 브리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익명의 글로 초점을 흐리는 듯한 태도는 정정당당하지 못하다. 입력시간 : 2006/07/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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