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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엄기영 사장, 결코 스스로 물러나면 안돼"

공개편지 통해 당부… "최시중 보면 '망나니' 떠오른다"고 언급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최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엄기영 MBC 사장에게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31일 오마이뉴스에 공개편지를 기고해 이 같이 밝히고 "그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결코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당신이 이런저런 모멸에 '에이 더러운 것, 나쁜 사람들, 그냥 떠나자'고 할지도 몰라 걱정이다. 그러나 그렇게 내던지고 나면, 후배들은 어찌 되며, 방송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는 MBC는 어떻게 되며, 한국 사회는 어디로 가겠나"라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자신 역시 사퇴 압박을 받으며 '참 험한 꼴'을 많이 겪었다면서 "모욕과 핍박, 인신공격을 당하면서도 내 발로 걸어나가지 않고 '해임'이라는 강제수단으로 저들이 나를 쫓아낼 때까지 나를 버티게 해주었던 것은 아주 단순하게도 원칙의 문제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공영방송 KBS에는 정치적 독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바탕은 공영방송 KBS 사장의 임기 보장이라고 저는 아주 단순하게 믿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내는 일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자유, 민주, 인권, 평화, 평등을 위해 온갖 희생과 고난을 치르면서 성취한 것 중 하나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신태섭 교수 해임의 무죄 판결, 저의 배임혐의 1심 무죄판결은 이 정권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확인시켜주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정 전 사장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거론하며 "이 분을 보면, '방통' 위원장 자리를 '방송대통령' 자리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오만에는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뒤따른다. 국민을 바보로 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오만한 짓을 주저 없이 함부로 하는지. 이분을 볼 때마다 조선왕조 때 참수형을 집행한 '망나니'가 떠오른다. 무모함이다. 칼을 마구 휘두르면서 사람 목을 자르잖는가. 그에게는 이처럼 오만에 더하여 무모함까지 있다. 정권이 무한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오만하고 무모할까 심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저는 3년 8개월 동안 적대적인 노조의 저주와 해괴망칙한 인신공격을 당했다"면서 "엄 사장은 나보다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힘들고, 온갖 모욕과 비난과 인신공격이 당신에게 가해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견디어 내야 하는 것이 바로 MBC 사장이 지금 이 시점에 우리 역사 앞에서 감당해야 하는 책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것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역사의 축복으로 받아들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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